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로 동결됐다. 다만 내달 금리인상이 가시화됐다. 현재 경제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1년여간 지속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시점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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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통화정책 완화정도 적절히 조정"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2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0%보다 0.25%p 인상한 데 이은 동결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다음 금통위에서는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앞서 8월 금리인상의 정책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시장금리는 여전히 낮은 상태로 금융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인상했지만 최근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실물 경제의 상황에 대비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는 오히려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8월 금리인상은 통화긴축이 아니라 완화정도를 소폭 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추가금리인상을 재차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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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다수 추가인상 고려
실제 한은은 내달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논의한다. 이날 금통위에서도 임지원 위원과 서영경 위원 등 2명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0.25%p 금리인상을 제안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2명인 상황으로 볼 때 지금이 인상에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다음달에는 이런 상황을 짚어보고 추가 인상여부를 결정하겠다. 여러가지 상황이 현재 금통위가 보고 있는 것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추가인상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는 게 금통위원 다수의 견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내달 금리인상이 가시화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 다수도 내달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금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금통위는 11월인 만큼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후 내년에도 한차례 더 금리인상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주열 총재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금리 수준을 회복한 통화정책 정상화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코로나19로 실행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사한 상황에서 한국 역시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고심할 것이라는 견해다.
일례로 금리결정에 대한 한은의 표현도 다소 달라졌다. 지난 금통위까지 통화정책 조정에 대해 '점진적으로'라고 표현하는 대신 '적절히'라고 언급했다. 이는 금리 결정에 대해 시기나 폭을 제한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금리인상 결정에 대해 주요 경제 여건 변화를 보다 강조한 것으로 횟수나 폭을 제한하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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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변화 주시
한편 금융불균형 상황이 누적되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도 주목되고 있다. 앞서 한은의 8월 금리인상은 금융불균형의 영향이 컸다.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 차입에 의한 수익 추구 등 저금리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면 거시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정책 효과가 제약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높아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이 총재는 "원자재 가격의 높은 상승세와 공급 생상차질로 인한 공급요인이 물가상승을 확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팬데믹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며 "우리나라도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높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지난 8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경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한다는 예상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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