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미주개발은행·세계은행·IMF 총재와 잇따라 면담
개발협력사업 등 기구간 협력 강화방안·경제동향 등 논의
홍남기 부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면담하고 있다.(기재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은 서서히 정상화 과정에 있지만 재정은 내년에도 확장 편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와 만나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제고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 중"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IMF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대로 4.3%로 유지한 것에 대해 "세계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한국의 성장 전망을 유지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전날(1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5.9%로 내다봤지만 한국의 성장률 전망은 조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국경 간 자본 흐름 확대, 가상자산 등 새로운 국경 간 결제수단 확대로 전통적인 거시정책에 한계가 있다"며 각 국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책권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선제적인 거시건전성 조치 등이 내년 초에 있을 자본 흐름에 대한 IMF의 공식입장 재검토 때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급변하는 경제·금융 정책환경에 따라 유연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다"며 "각국 경험과 참여를 통해 IMF의 공식입장을 재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면서 "올해 세계 경제 회복세는 지속되지만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국가 간 성장격차도 더욱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며 "공급망 차질, 코로나 확산, 인플레이션 등으로 하방리스크 가중되고 있다. 백신 보급, 정교한 정책 구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클래버 커론 IDB(미주개발은행) 총재와 만나 '재정혁신협력기금'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 규모 추가 출연을 위한 출연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전달했다. 재정혁신협력기금은 중남미 국가비전 수립, 세제·예산 등 공공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한국 정부는 2012년 4000만달러를 출연한 이후 이번에 2000만달러를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클래버 커론 총재는 "내년 연차총회를 계기로 IDB 증자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현재 0.004%인 한국의 지분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내년 증자 논의 시 한국 정부가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IDB 내 한국 지분 확대 의지도 표명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데이비드 맬패스 WB(세계은행) 총재와도 면담했다. 홍 부총리와 맬패스 총재는 개발도상국 지원에 필요한 재원격차(Financing Gap)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재원 동원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과정에서 산업 간 격차 확대, 인플레이션, 공급망 교란 등에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 했다.
홍 부총리는 "WB가 개도국의 경제회복과 디지털·그린 경제로의 전환 등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최근 맬패스 총재가 강조하는 녹색·회복·포용적개발(GRID)에 공감하고 한국도 그린뉴딜, 탄소중립 2050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맬패스 총재는 오는 12월 결정되는 IDA(국제개발협회)-20 재원보충에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국내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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