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금속화학 촉매 대체하는 효소개발
이 효소로 농업폐기물서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 생산
고온고압 없이도 50% 수율로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 생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바이오에너지연구개발센터 연구진이 산처리 반응기를 운전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바이오에너지연구개발센터 민경선 박사팀이 볏짚이나 옥수수속대에서 바이오연료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원료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금속성분의 화학촉매가 아닌 새롭게 개발한 효소를 이용해 고온고압의 환경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이 기술을 이용한 결과 농업폐기물에서 얻은 레불린산을 50%의 수율로 바이오 원료를 만들어냈다.
민경선 박사는 14일 "중간 공정에 금속 촉매가 들어가지 않아 바이오항공유나 바이오플라스틱 뿐만아니라 바이오의약품 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로 쓰는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4-hydroxyvaleric acid)는 바이오매스에서 직접 얻을 수 없다. 먼저 바이오매스를 산화시켜 레불린산을 만든다. 그다음 레불린산에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을 거쳐 4-하이드록시 발레르산을 얻는다.
하지만 자연계에서 레불린산에 수소를 첨가시켜주는 효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레불린산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아세토아세트산에 수소를 첨가시키는 효소가 자연계에 널리 존재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바이오에너지연구개발센터 연구진이 개량된 효소를 선별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구조 기반 분자 모델링과 단백질 공학을 통해 효소를 새롭게 개량했다. 이 효소는 기존에 쓰고 있는 루테늄 기반 화학촉매에 비해 일반 온도와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또한 고압의 외부 수소공급 없이도 중간과정에서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민경선 박사는 "농업폐기물을 바이오리파이너리의 중간 원료로 전환하는 효소기반 바이오 공정 개발 연구는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릉원주대 생명화학공학과 연영주 교수와 덕성여대 바이오공학과 박현준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농업공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 10월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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