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 “예치금·충전금 대행사 통장으로 입금” 지적
업체 배만 불리는 격 “통장 명의 바꿔라”…0.9% 수수료율도 인하 촉구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김경미 의원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지역화폐 ‘탐나는전’의 충전금과 예치금이 운영 대행사 통장으로 운영되면서 해당 업체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행사인 코나아이는 인천과 부산에서도 지역화폐 운영 대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부산시는 제주도와 달리 선불 충전금 운용과 낙전 수익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14일 제399회 임시회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 행정사무감사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제주도가 발행한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예치금과 충전금이 코나아이 명의 통장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 예치금은 지자체가 추가 혜택(현재 구매액의 10%)을 주는 금액이며, 충전금은 지역화폐 사용자가 충전하는 금액이다.
김경미 의원은 “2020년과 2021년 총 발행액 4450억원 중 카드형 3470억원의 10%인 347억원을 제주도가 예치했지만, 통장 명의는 제주도가 아닌 대행사인 코나아이로 확인됐다”며 “무엇보다 지역화폐 사용자들의 충전금도 제주도 명의가 아닌, 코나아이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까지 지류형(종이)을 제외하면, 예치금·충전금을 포함해 제주에서만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주도가 아닌 운영 대행사에 맡겨놓는 것이다. 결국 이자 수입을 포함해 해당업체의 자산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격”이라며 “부산는 인센티브 예치금·충전금 계좌를 운영대행사에서 지자체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시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역사랑상품권의 선불 충전금을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며 “제주도 차원에서 협약서 변경 등을 통해 계좌를 이전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또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개인정보 등 '빅데이터'와 관련해 공공적인 활용방안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탐나는전과 관련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비롯한 빅데이터를 제주도가 아닌 운영대행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주도가 관련 데이터를 제공받지만 위탁기간 등이 명시돼 있는 만큼, 이 정보에 대해 세밀하게 공공적인 보유와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명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지역화폐 카드형 탐나는전
이에 대해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탐나는전 충전금이 제주도 계좌에 들어오도록 시도 중”이라며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6개월 이후 시행 예정이며, 여기에 맞춰 변경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운영수수료가 현재 0.9%다. 1000원 발행 시 대행사가 9원의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발행규모가 커지면 수수료율을 줄여야하는 게 아니냐”는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대천·중문·예래동)의 질의에 “올해 ‘탐나는전’ 운영대행 사업비로 책정한 예산이 33억3000만원이다.
올해 말까지 3700억원 가량 발행될 것으로 보고 운영대행 사업비를 책정했다”면서 “현재 수수료를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금까지 발행된 ‘탐나는전’은 총 2000억원 상당으로 대행사에 지급되는 수수료는 18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탐나는전’ 사용액이 지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당초 예상보다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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