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쿠에 올라온 당근마켓 캡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만 130억원 상당의 중고품을 거래하는 판매자가 있다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당근마켓에 등장한 재벌 판매자”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서울 강남 일대를 기반으로 하는 당근마켓 이용자 A씨는 롤렉스 GMT마스터2를 1억6500만원에 내놓은 것을 비롯해 피아제 폴로 남성 시계는 8999만원, 오리지날피아제 시계는 8200만원으로 책정해 당근마켓에 판매글을 게시했다.
더쿠에 올라온 당근마켓 캡쳐
A씨는 롤렉스 데이 데이트 시계를 4800만원에 올리면서 “귀한 제품입니다. 초절정 럭셔리”라며 “750.18K 골드 오리지날 세팅, 매장 9000만원 예상합니다. 웨이팅(대기)도 1년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또 “롤렉스 26미리 플래티넘에 오리지날 다이아 세팅. 현대백화점(서) 구매”라며 “진짜 원하시는 분만 문의주세요. 매장가 1억 넘어요”라는 내용의 글은 현재 거래 완료 상태다.
A씨의 거래 내역을 공론화한 네티즌은 “(A씨가) 총 판매한 중고품 가격 총액 130억”이라며 “후기에 재벌가 사모님 처음 뵙는다고.. 일부 제품들은 구하기도 힘들어 프리미어 붙어 팔리는데 저렴하게 올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더쿠에 올라온 당근마켓 캡쳐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탈세하면서 용돈벌이 아냐?”, “왜 탈세 얘기 나오는지 알겠다”, “세무조사 들어갈 듯” 등의 댓글을 달며 탈세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거래완료 있는게 신기하다”, “와 부자도 당근하네” “부럽다” 같은 반응들도 나왔다.
개인 간 중고거래는 통상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자가 이를 악용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고액의 물품을 반복적으로 팔아 수익을 올릴 경우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이에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반복적인 고액 물품 거래의 사업성을 판단해 '과세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1000만원 안팎의 명품 시계, 700만원 안팎의 골드바 등이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의견을 내놨다. 범죄를 통해 획득한 장물 및 불법 은닉 재산을 세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더쿠에 올라온 당근마켓 캡쳐
사업상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사업자는 부가가치세(세율 10%)를 신고하고 낼 의무가 있다. 사업소득이 있으면 이자·배당·사업·근로 등 종합소득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6∼45%)도 신고하고 내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고액의 물품을 반복적으로 판매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탈세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거래 빈도와 가격에 대한 적절한 과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김대지 국세청장은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박 의원의 지적에) 100% 공감하고 기획재정부와 상의해 구체적인 과세 기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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