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에 불어닥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공무원 사회 저변에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MZ세대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을 따라 관가도 체질개선에 나섰다. 권위적 사고를 일컫는 일명 '꼰대'가 되지 않도록 관리자 스스로 점검하고, MZ세대를 이해하는 공직사회 근무여건 조성에 나선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올해 48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이 같은 지침을 구체적으로 담은 '2021 근무혁신 지침'을 내놨다.
17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인사처는 '2021 근무혁신 지침' 외에도 MZ세대 공무원과 소통하는 '역으로 지도하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역으로 지도하기'는 MZ세대(1980~90년대 공무원)가 상담자(멘토)가 되어 선배직원에게 조언하고 상담하는 것을 말한다. MZ세대의 생각 및 가치관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난 7월에는 김우호 인사혁신처장이 직접 참여했다.
'2021년 근무혁신 지침'은 공직사회가 MZ세대 맞춤형 관리방식으로 변화를 준비하는 데 방점을 뒀다.
'시보떡'과 같이 MZ세대 공무원 입장에서 비합리적 관행을 사무관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청년 중역 회의(주니어보드)'나 익명게시판 등 공식·비공식 소통채널을 통해 정기적으로 조사·발굴하고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도록 했다.
하지만 위계질서가 뚜렷한 공직사회 특성상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MZ세대 공무원이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한 시보떡, 국·과장님 모시는 날 등의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MZ세대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변화도 크지 않았다.
일부 기성세대 공무원은 오히려 신세대 후배 공무원들이 공직자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개인주의 성향을 앞세운 탓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빡빡한 인력구조와 막중한 업무부담이라는 현실적 개선 없이 조직문화 개선을 요구해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정부의 지침이 업무 일선에서 쳇바퀴 도는 모양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이달 초 공무원 719명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51%는 시보떡, 출산·육아휴직 답례와 같은 조직문화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719명 중 95.69%가 근속연수 10년 미만의 젊은 세대 공무원이다. 또한 '국·과장님 모시는 날 등의 조직문화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도 51.6%가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기관장, 상급관리자들은 평소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8.93%는 '노력이 부족하다', 26.15%는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고 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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