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9개 민자고속도로에 정부보조금 1조6000억 투입
19곳 중 10곳이 영업익 감소
정부 지원 비율 개선 등 필요
최근 5년 간 전국 19개 민자고속도로에 정부 보조금 1조6000억원 가량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민자사업이 도입된 반면 매년 수천억원 국민 혈세가 지급되면서 "민자사업이 혈세먹는 하마"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5년 간 국가 보조금 1조6000억
1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19개 민자고속도로의 최근 5년 간 정부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9개 민자고속도로에 지원한 국고 보조금은 1조6389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해만 4116억4000만원을 해당 민자고속도로에 지원했다. 이는 1년 전인 2019년 2971억3000만원 대비 1145억1000만원(38.5%)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국고 보조금을 수령한 민자고속도로는 대구부산고속도로(4873억원)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공항고속도로(3813억원), 천안논산고속도로(3300억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1573억원) 순으로 이었다.
■민자道 운영사 52% 영업이익 감소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정부보조금이 지원됐지만 운영사의 절반 이상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대비 2020년 영업이익이 감소한 민자고속도로 운영사는 총 19곳 중 10곳(52.6%)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영업이익 감소 폭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가 530억4514만원으로 가장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급감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인천대교 운영사인 인천대교는 295억8415만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고, 대구-부산고속도로 운영사인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부산-울산고속도로 운영사인 부산울산고속도로는 각각 영업이익이 50억1463만원, 46억3025만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민자고속도로운영사 영업이익에는 고속도로 운영성과뿐만 아니라 각종 비용 지출 등 복합적 경영요인이 반영되고 있다.
■"정부지원 방법 자체를 개선해야"
이처럼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국고 보조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민자사업이 정부사업이나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로선 민간과 최소수익보장(MRG) 또는 최소비용보장(MCC)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혈세 투입을 줄일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MRG계약에 대한 재정부담 지적으로 신규사업은 MCC계약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기존 협약상 MRG계약을 정부가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민자사업 수익성 추산과 정부지원 방식 자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말이 민자도로이지 손실이 발생하면 혈세로 손실을 보전해 민자도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라며 "정부는 교통량을 재조사해 정부지원 비율 자체를 개선하고 수익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