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없었던 ‘이재명 국감’
李, 개발이익 70% 치적 강조
"그분이면 곽 아들에 돈 줬겠나"
野 화천대유 주인 공세에 반격
‘조폭 연루설’ 공방, 해프닝 일단락
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자마자 대검 관계자들에 의해 체포, 압송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격돌했다.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놓고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참석한 이 후보를 향해 국민의힘은 약 10시간 동안 맹공을 퍼부었지만,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가 아닌 화천대유 게이트"라며 철벽방어 했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그 사람은 이 거대한 개발사업의 한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를 겨냥해 '조폭 연루설'까지 제기하면서 의혹 제기 수위를 높이자, 이 후보는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이후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김용판 의원이 제기한 증거사진이 단순한 '돈자랑' 사진임을 밝히며 엄호에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큰 한 방이 없는 국감이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국감 1라운드를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다.
■李, 화천대유로 방어선 구축
이 후보는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응답 이후 "자꾸 대장동 게이트라고 하는데 화천대유 게이트다"라면서 "이 부정행위로 번 엄청난 돈을 정치적으로 나눠 가지고 배후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는 게 화천대유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시행사 성남의뜰 지분을 1%만 가진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특정 소수가 엄청난 이익을 거둔 것이 문제임을 강조한 이 후보는 화천대유와 연루된 유동규 전 본부장, 김만배씨 등과 연결고리 여부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무엇보다 이 후보 자신은 화천대유 안에서 이뤄진 부정·비위 의혹과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야당 공세의 전선을 화천대유에서 끊어버리는 전략을 취했다.
개발이익 70%라도 환수했음을 재차 언급한 이 후보는 "이 사업 전체가 잘못된 비리가 될 수는 없다. 제가 비리를 설계했으면 제가 그랬다고 얘기했겠나"라며 "저는 공공환수를 설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몫에서 그걸 어떻게 부정적으로 쓸지는 그 안의 은행, 투자자, 출자사가 한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한 것을 제가 한 것처럼 국민에게 인식시키려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경고했다.
야당에서 측근 아니냐고 거론했던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이 후보는 "그 사람이 저희 선거를 도와줬던 것도 사실이고 성남시, 경기도 업무를 맡긴 것도 맞아서 가까운 사람은 맞다"면서도 "정치적 미래를 설계하거나 현안을 상의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외에도 같은 당 김형동 의원은 이 후보에게 지난달 4일 유 전 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직전 휴대폰을 창문 밖으로 던지기 전 이 후보 측근 인사들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지만 이 후보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역공 나선 李 "면책특권 제한 필요"
이 후보는 방어만 하지 않고 역공도 펼치면서 의혹에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이 후보는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 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한테는 절대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지 않나"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경찰 출신 김용판 의원이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자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 필요성'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국제마피아파의 행동대원이자 코마트레이드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박철민씨 진술서를 공개, 박씨가 이 후보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가 받았다는 5000만원 돈다발 사진도 띄웠다.
그러나 이 후보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김 의원이 제시했던 사진은 '돈자랑' 사진인 것으로 나타나 조폭 연루설 의혹 공방은 순간 일단락됐다.
한 의원에 따르면 해당 돈다발 사진은 박씨가 2018년 1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으로, 이 지사와는 무관하다.
한 의원은 "2018년 11월 21일 조폭이란 사람이 렌터카 사채업으로 돈을 좀 벌었다고 자랑한 사진"이라며 "(일단) 공격하고 아니면 그만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도 웃으면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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