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니카라과에서 촬영된 러시아의 1회 접종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정부가 한국 제약사 GL 라파에게 지난해 자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제조 및 판매하도록 허가를 내줬다.
말레이시아 안타라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백신 판매를 맡은 국부 펀드인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는 2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가 해당 백신을 단순 수출이 아닌 해외 생산까지 허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RDIF와 GL 라파는 이날 공동 성명에서 "RDIF의 해외 생산 파트너가 러시아 당국의 GMP(신뢰있는 제조 공정) 증명을 받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스푸트니크V 백신을 연간 1억5000만회분이상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전염병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기술 이전에 들어갔다. GL 라파는 현재 강원도 춘천의 생산라인에서 백신의 원료 생산 및 포장까지 전 과정을 진행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공식 승인을 기다렸다. 이는 기존 해외 제약사들이 러시아에서 백신 재료를 공급받아 가공하던 형태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이다. GL 라파는 2회 접종을 요구하는 스푸트니크V에서 접종 횟수를 1회로 줄인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을 최소 1000만회분 생산해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GL 라파는 성명에서 “현재 RDIF가 해외 제약사들과 맺은 계약에 따르면 해외 제약사는 러시아 밖에서 연간 10억회분 이상의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러시아에서 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서방국가들은 효능을 의심했다. 백신에 대한 평가는 지난 2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차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해당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을 허가하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이달 보도에서 WHO 관계자를 인용해 올해 안에 사용 허가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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