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분향소.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지평을 대폭적으로 확대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28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동구권과의 외교, 북방외교, 헝가리를 비롯해서 소련과 수교를 트고 중국과도 수교를 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때 처음으로 소파 협정을 개정해 미군의 살인, 강간, 마약 등 범죄에 한국이 기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제가 당시 직접 노 전 대통령에 보고를 한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또 "노 전 대통령은 남북 문제에서도 큰 기틀을 열었다. 저는 1991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협상대표로도 참여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용서를 빈다'고 한 것에 대해 가슴이 조금 뭉클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의 '6·29 선언'도 강조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민주화 과정에서 상당히 기틀을 잡았다"며 "제가 국무총리 의전비서관으로 있던 1987년 6월 29일 아침에 6·29 선언이 됐다. 민주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큰 족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장 논란'에 대해선 "국가원수를 지내신 분이고 정부에서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국가장을 결정했으니 합당한 예우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느 대통령이나 잘못이 있고 잘한 것이 있지만 너무 극한 대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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