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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피부병 아닌 면역질환..당뇨·관절염 합병증 부른다 [Weekend 헬스]

건선환자 70%, 20~50대 젊은층
개인 넘어 사회 전체생산성에 영향
중증환자엔 생물학적 제제 처방
인터루킨 억제제 증상 90% 호전

건선,피부병 아닌 면역질환..당뇨·관절염 합병증 부른다 [Weekend 헬스]
건선,피부병 아닌 면역질환..당뇨·관절염 합병증 부른다 [Weekend 헬스]
10월 29일은 세계건선협회연맹(IFPA)이 지정한 세계 건선의 날이다. IFPA가 공개한 올해 세계 건선의 날 테마는 'UNITED'로, 건선에 대한 질환 인식을 높이기 위해 환자들이 하나가 되어 목소리를 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적 편견 심한 질환 '건선'

건선은 질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낮을 뿐 아니라 유독 사회적 편견이 많은 질환 중 하나다.

눈에 띄는 형태의 병변이 피부 겉으로 드러나다 보니 전염성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건선 환자들은 수영장이나 헬스장 등 공공장소 출입에 영향을 받기도 하며, 여러 사회적·정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현재 국내 건선환자는 약 16만명이다. 이중 20~50대 약 11만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처럼 건선이 사회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건선에 대한 편견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생산성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건선 환자들의 고민은 자연스레 피부 증상에 집중되기 쉽다. 또한 질환에 대한 이해나 정보가 부족해 의학적 치료보다는 자가 치료나 민간요법을 먼저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건선은 단순히 피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학적인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질환이다.

■대표적 동반질환인 '관절염'

건선은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과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이 주된 증상이다. 두꺼워진 피부에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선의 심각도는 병변이 얼마나 넓은 부위에 침범 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질환의 특성상 건선은 피부 외에도 전신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건선 환자들은 심혈관계질환,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전신적 합병증의 발병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건선이 환자의 정신건강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건선이 전신적인 질환이라는 추가적인 근거가 제시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건선관절염은 건선 환자의 10% 정도에서 관찰되는 대표적인 동반질환이다.

건선관절염은 관절에 붓기와 통증, 피로감 및 강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질환에 대한 이해가 낮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전문의들은 건선관절염이 환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김병수 부산대병원 교수(피부과)는 "건선관절염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영구적인 관절 손상과 장애를 불러올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라며"보통은 관절염이 노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건선관절염은 젊은 층에서도 발병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선 환자라면 누구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상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담해야

건선관절염은 몇 가지 문항 체크를 통해 위험도를 조기 진단해 볼 수 있다.

만약 건선 환자에게 △관절이 붓는다 △관절염을 진단 받았다 △손발톱에 구멍이나 패인 곳이 있다 △발뒤꿈치에 통증이 있다 △특정 이유 없이 손발가락이 붓고 통증이 느껴진 적 있다 중 해당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건선관절염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건선 치료 시에는 피부 증상 개선은 물론 동반질환, 합병증의 가능성 등 환자의 상태가 다방면으로 고려돼야 한다.현재 건선에는 환자의 증세 및 심각도에 따른 여러 치료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건선 치료법에는 △국소치료법(연고나 로션, 겔 형태 치료제 사용) △광 치료법(건선 부위에 광선을 쬐는 치료법) △전신 치료법(경구약 복용) △생물학적 제제 등이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다른 치료법이 듣지 않거나 중증인 환자의 경우에 처방되는 치료제다.
그 중에서도 최신 약제인 인터루킨 억제제는 PASI 90(치료 전 대비 건선 증상을 90% 이상 호전) 수준의 높은 효과를 확인하며 중증 환자들에게도 증상 개선의 희망을 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병수 교수는 "비교적 최근 등장한 인터루킨 억제제들은 피부 증상뿐 아니라 건선 환자들의 고충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며 좋은 치료 옵션이 되어주고 있다"면서 "특히 인터루킨 17 억제제의 경우 건선관절염이 발병하기 전 초기 증상 단계에 염증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관절의 구조적인 변형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개인에 맞는 여러 치료 방법들이 존재하는 만큼 건선 환자분들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주신다면 본인이 겪고 계신 고충들과 증상이 개선되는 기쁨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