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배율 확대경으로도 대조 어려워
금융권 유일 위변조대응센터 운영
하나은행 기술·인력 투자 성과
지난 10월29일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초정밀 500유로 위폐(위)와 진폐(아래)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500유로짜리 위폐가 진폐와 너무 흡사해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은행원들도 파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뛰어난 위변조 화폐 식별 기술로 이를 적발해내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하나은행 위변조센터는 국내 은행권의 입체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하나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손님이 언제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공급하겠다."(하나은행 이호중 위변조대응센터장)
10월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초정밀 기술이 적용된 500유로짜리 위조지폐를 적발했다. 강원지역 한 영업점에 500유로가 입고됐는데, 이 화폐가 이상하게 여겨져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확인하던 중 적발된 것이다.
하나은행 위변조센터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미국 달러화 슈퍼노트와 견줄 만큼 제작 수준이 정교하고 현재까지 인터폴 등 법집행기관에도 보고된 적이 없는 사례였다"면서 "화폐제작용 고성능 기기로 인쇄돼 30배율의 확대경으로도 대조하기 어렵고, 자외선·적외선 등 특수잉크를 사용한 유럽중앙은행 발행권의 위변조 방지요소를 그대로 모방해 위폐 판독에 어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는 몇 일에 걸쳐 위폐를 적극적으로 판독, 식별해나갔고, 결국 이를 적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서 융통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위변조 화폐 규모에 비해 국내은행들의 적발 규모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형사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융통되는 원화 및 외화 위변조 화폐는 현재 적발 규모의 최대 15~20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은행들의 위변조 화폐 대응이 부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전체 은행 가운데 70~90%에 달하는 위변조 화폐 적발 비중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국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전문 장비를 갖춘 '위변조대응센터'라는 전담조직 및 전문 인력을 보유해 국내 외화 위조지폐 적발량의 80%(한국은행 집계기준)를 상회할 만큼의 분석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전반적으로 이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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