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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예산 44조 '역대 최다'...시민단체 대폭 삭감

서울시 내년 예산 44조 '역대 최다'...시민단체 대폭 삭감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748억원으로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1일 제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서울시 예산이 44조원을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중점 추진해왔던 시민단체, 민간위탁 및 보조금 사업 등은 대폭 줄이고 청년, 소상공인, 미래 도시경쟁력 등에 집중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 선포한 시정운영 방침과 향후 10년 서울시정의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이 반영된 오 시장의 첫 예산안이다.

■재정 혁신해 미래에 투자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748억원으로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예산보다 9.8%(3조9186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주요 투자는 △민생과 일상의 회복 △사회안전망 강화 △도약과 성장이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시정 철학에 관해 "'서울시 바로세우기'로 명명된, 흐트러진 재정을 좀 더 정교하게 '시민 삶의 질' 위주로 바로잡는 것과 서울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관행적·낭비적 요소의 재정지출을 구조조정 하는 재정혁신을 단행해 총 1조1519억 원을 절감했다. 특히 '서울시 바로세우기' 사업 관련 예산은 1788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832억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 내역을 보면 도시재생, 마을 공동체 사업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재정혁신은 서울의 당면 과제에 투자할 재정 여력을 확보는 길임과 동시에 그간의 비정상적 재정 운영 관행을 정상화해 서울시를 바로 세우는 길이기도 하다"며 "특정 시민단체에 집중됐던 특혜성 예산을 줄여서 다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절감한 예산은 청년·보호종료아동 등 취약계층 지원, 돌봄서비스 품질 향상, 한강공원 등 시민편의시설 개선 같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체감형 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바로 세우기'가 '전일 시장 지우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 시장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한 것을 '전임 시장 지우기', '시민협치 부정', 심지어는 '민주주의 파괴'라고 명분을 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는 원칙적으로 시민의 자율적인 도움을 받아 운영되는 게 본질적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 철학 반영 사업 시작
이번 예산안은 코로나19 피해를 고려해 확장적으로 편성됐다. 동시에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점이 특징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민생을 살리고 일상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소상공인, 청년 지원 등을 골자로 2조2398억원을 편성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됐던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회복지원에는 3563억원을 투입한다. 청년 성장의 공정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는 9934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 및 활동 지원에 2070억원, 청년 주거 지원에 7486억원 등을 투입한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오 시장의 시정철학이 반영된 사업으로는 안심소득이 대표적이다. 기준소득과 실제 소득 간 차액의 50%를 지급하는 '서울형 시민안심소득' 시범사업(500가구)엔 74억원의 예산이 새롭게 편성됐다.

또 행정안전부로부터 지난 6월 '추진 보류' 권고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추진 동력을 의심받는 온라인 교육플랫폼 '서울런'에 113억원이 편성됐다.

서민 주거안정 기반 마련엔 총 6177억원이 쓰인다. 민간 참여형 장기전세주택(41억원), 저이용·유휴부지 활용 공공주택 건설(1110억원) 등 수요자 맞춤형 주택 공급에 5801억원,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376억원 등이다.

아울러 매력적인 서울을 만들기 위한 예산으로는 2조2109억원을 투자한다. 뷰티, 디자인 등을 보강해 서울을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만들고 서울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발전을 지원해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오 시장은 "예산은 숫자로 표현되는 서울시의 정책의지"라며 "내년도 예산안에 시민의 행복과 서울의 미래를 향한 서울시의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