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1일 60억달러로 기아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면 테슬라 지분 일부를 팔겠다고 유엔 WFP에 맞받아쳤다.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WFP) 사무총장 발언에 발끈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서 WFP가 60억달러로 세계 기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입증하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일부를 매각해 그 돈을 대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주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의 CNN 인터뷰에 대한 응수다.
비즐리 총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전세계 울트라 부자들에게 세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일회성 대응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특히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콕 집어 지목했다.
머스크가 말한 60억달러 발언이 이때 나왔다.
비즐리는 "60억달러로 4200만명을 도울 수 있다"면서 "이들은 그 돈이 없으면 말 그대로 죽을 판이다"라고 말했다. 60억달러는 머스크 순자산의 약 2% 수준이다.
머스크는 자신을 지목한 비즐리에게 발끈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서 "만약 WFP가...60억달러로 세계의 굶주림 문제를 정확히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설명할 수 있다면 나는 지금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대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기아 해결 계획은) 회계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일반대중이 그 돈이 정확히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FP의 자금 사용이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2018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고위 직원들이 기부금을 연말 파티 등에 흥청망청 지출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온 뒤 관료화된 구호단체에 대한 일부의 거부감을 자극하는 발언이다.
비즐리는 트위터로 머스크의 제안에 답을 냈다.
그는 WFP가 투명성과 공개 회계방식 시스템을 갖고 있다면서 머스크에게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즐리는 "당신(머스크)의 팀이 (회계를) 검토하고, 우리와 함께 일하면 이에 대해 완전히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60억달러로 세계의 굶주림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면서 "그러나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막고, 대규모 난민을 막으며, 기아 직전에 몰린 4200만명을 구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즐리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지정학적 분쟁, 기후위기 등 '퍼펙트 스톰'이 이들을 이례적인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즐리는 지난주 CNN과 인터뷰에서 "만약 굶어죽는 소녀가 여러분의 딸이라면 어떻겠는가? 굶어죽는 사람들이 여러분 가족이라면 어떻겠는가?"라면서 "지금 깨어나 커피 냄새를 맡아 잠을 깬 뒤 (그들을) 도우라"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 급등과 비상장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기업가치 폭등 덕에 머스크는 베이조스를 제치고 다시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1일 현재 그의 순자산 가치는 3110억달러(약 36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책연구소(IPS)와 조세정의미국인연대(ATF) 등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미 억만장자들의 순자산 가치는 2배 가까이 폭등해 지난달 현재 5조400억달러에 이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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