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LAX) 수속표시창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메리칸항공(AA) 운항취소가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아메리칸 항공이 1일(이하 현지시간) 항공편 수백편을 취소했다. 직원이 모자라 정상 운항이 불가능한데 따른 조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내 노동력 부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메리칸은 이날 동부시각 기준으로 오전 11시 현재 항공편 340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전체 운항의 약 6% 규모다.
지난 주말 1900여편을 취소한데 이어 월요일인 1일에도 항공운항 취소가 계속되고 있다.
아메리칸은 직원 부족과 함께 댈러스 지역의 강풍 등 기상악화를 이유로 댔다.
데이비드 세이무어 아메리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30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항공운항 차질이 11월 중에는 없도록 하자고 다짐했지만 약속을 지키는데 실패했다.
25일 시작하는 추수감사절 연휴, 올 연말 등 미국인들의 대규모 '귀성' 행렬이 예고된 가운데 아메리칸은 채용 확대 계획을 거듭 밝혀왔지만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팬데믹 이후 감염 우려, 육아 등을 이유로 사퇴하는 노동자들이 급증해 심각한 노동력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떠난 동료들의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일에 치인 노동자들이 업무 부담 가중에 지쳐 퇴사하는 악순환까지 더해지고 있다.
아메리칸은 이달과 12월 대규모 증원을 기대하고 있다.
세이무어 COO는 1일부터 회사를 떠났던 승무원 약 1800명이 복귀하고, 12월 1일에는 나머지 직원들이 재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4분기 중 임시해고됐던 인원 복귀 외에 4000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획대로 직원 복귀와 신규채용이 순조로울지는 알 수 없다.
심각한 고용난과 이에따른 운항취소는 올 하반기 들어 미 항공업계에 일상이 됐다.
지난 8월에는 스피릿항공이 기상악화와 직원 부족을 이유로 열흘에 걸쳐 항공편 2800편을 취소했다. 손실이 약 5000만달러 규모였다.
또 10월에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항공편 약 2000편을 취소해 7500만달러를 손해봤다. 사우스웨스트 역시 기상악화와 직원 부족이 이유였다.
팬데믹으로 항공 수요가 실종되자 지난해 대대적인 운항 감축에 나섰던 항공사들이 이제는 항공 수요 급증 속에서도 직원이 모자라 정상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심각한 경영난 속에 현금 확보를 위해 직원 수천명을 조기 명퇴시켰다.
그러나 올들어 항공수요가 회복되자 승무원들과 지상 근무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미 노동시장의 심각한 공급난 속에 충원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