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힐 인스타그램 캡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필리핀 배우가 한국생활 중 마을버스에서 이유없이 폭행을 당하는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찬 라가힐은 지난달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의 영상에서 과거 마을버스에서 한 50대 여성이 던진 양배추에 맞은 적이 있다며 이를 인종차별 경험이라고 밝혔다.
라가힐은 "마을버스를 타고 가던 중 한 여성이 나를 계속 쳐다봤다. 마을버스가 좁기 때문에 내 옆의 학생을 쳐다보는 줄 알았다"며 "곧 이 여성이 양배추를 내 얼굴에 던졌고, 쓰고 있던 안경이 떨어졌다. 안경이 깨져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왜 나한테 양배추를 던졌냐'고 물었지만 답이 없었다며 "가장 힘들었던 건 마을버스에서 이 장면을 본 사람 중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거나 돕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다른 승객은 '양배추를 던진 여성이 나를 버스에서 내리도록 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며 "내가 한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의도 뭐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왜 다른 승객들이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며 친구들로부터 비슷한 인종차별 경험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한편 라가힐은 '오징어 게임'에 276번 참가자로 출연했다. 이 드라마 4편에서 팀원을 찾아나선 파키스탄 노동자 압둘 알리(배우 아누팜 트리파티)와 이슬람식 인사를 나누고 팀을 이룬다. 그는 '오징어 게임' 인기 덕분에 고국인 필리핀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영어교사로 한국에 온 라가힐은 영화 '협상'(2018), tvN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2019)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이 영상에서 그는 "난 탐험가이자 모험가다. 마케팅 컨설턴트,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으로 일하고 있다"며 "배우일은 아르바이트로 시간이 날 때마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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