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일정표 나올 듯
가계부채 부실관리강화 필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다. 3일(현지시간) 테이퍼링 시작 시점과 축소 속도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9월28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이 긴축 시간표를 내놓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테이퍼링 개시 시점과 속도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이퍼링은 연준이 매입하고 있는 국채 등 자산매입 규모를 줄인다는 의미다. 코로나 팬데믹 지속으로 연준은 그동안 매달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에서 매입하는 형태로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양적완화 정책이다. 연준은 자산매입 규모 축소 일정표를 이번에 내놓는다.
금융시장은 테이퍼링 시간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 축소는 금융, 자산시장의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선후 관계다.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경우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의 기억은 강렬하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예고하자마자 신흥국 주가와 채권, 통화가치 등이 폭락했다. 한국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작이라고 할 정도로 충격파가 들이닥쳤다.
물론 8년 전과는 다른 측면이 많다. 버냉키가 테이퍼링 계획을 불시에 밝힌 것과 달리 이번은 점진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과 관련해 시장의 반응 등을 봐가면서 발표 및 시행시기를 조율해 왔다. 지난 9월에 11월 발표 계획을 예고했다. 한국은 긴축 발작 악몽 때문에 몇 차례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한 러시아 등 신흥국처럼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우선 펀더멘털이 양호하다. 따라서 테이퍼링 태풍 영향권에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다른 나라보다 팬데믹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안심하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가계부채가 경제 전반을 위협할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일 기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하루새 0.2%포인트나 올랐다. 하루 인상폭으론 이례적이다. 가계대출금리 1%포인트 상승 때,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12조5000억원 증가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도 있다. 이자부담이 단기간 급증하면 충격을 받는다. 가계대출과 연계된 부동산 등 자산시장 등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여러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이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금융불안과 동반할 경기둔화 가능성이다. 쇼크 수준으로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헝다 사태로 인한 중국발 부동산 악재 등이 복합적으로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금융안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둔화를 최소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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