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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농장주가 묻어둔 금괴 2톤이?.. 광복회 "파헤친 흔적 발견"

日 농장주가 묻어둔 금괴 2톤이?.. 광복회 "파헤친 흔적 발견"
과거 일본인 농장주가 금괴를 매장해 은닉했다고 광복회가 추정하는 농장 건물 계단 지하와 바닥면. 광복회 제공

전북 익산시에 있는 옛 일본인 농장주 건물에 2톤 가량의 금괴가 매장돼 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광복회는 해당 건물 바닥이 파헤쳐졌다며 문화재청 등에 조사와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광복회는 지난 3일 “최근 농장사무실 안에서 일본인 농장주가 은닉 매장했다고 의심되는 구석진 계단 밑 부분의 콘크리트 바닥이 파헤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익산에 '일본인 농장주가 해당 사무실 지하에 금괴를 매장해 놓았는데, 광복이 되자 옮기지 못하고 급히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내용의 소문이 퍼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였다. 바닥이 파헤쳐진 것을 확인한 광복회는 도굴 여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해당 시설에 대한 발굴 허가와 사전 탐사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전북 행정심판위원회는 광복회의 신청을 거절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인 항일독립운동 기념관 건립사업 대상지”라며 “매장물 탐사 발굴보다 기념관 등 조성 사업이 시민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해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파헤쳐진 흔적은 2층으로 가는 계단을 만들기 위해 시가 공사했던 부분”이라며 “얕게 파헤쳤기 때문에 도굴 흔적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광복회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복회는 “멀쩡한 문화재 건물 콘크리트 바닥을 파헤친 땅속의 도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더욱 사전탐사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현장보존과 조사의 필요성을 전북 행정심판위원회에 요구하였지만 결국 불허가처분취소청구가 기각됐다”며 “우리는 문화재 건물인 일본인 농장사무실 바닥이 파헤쳐진 사실과 그 지하에 매장된 문화재와 국가재산인 금괴 등이 도굴되었는지를 문화재청에 조사와 수사 의뢰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옛 일본인 농장 건물은 사무실을 포함한 창고 3개 동으로 지어졌다.
일제강점기에 쌀 공출을 위해 세운 창고 건물로, 독립 이후 한동안 화교협회가 학교로 활용해왔다. 이웃한 천주교 성당에서 주차장으로 쓰기 위해 소유한 것을 익산시가 항일독립기념관으로 활용하려고 지난해 말 사들여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전북 지역 농업 수탈 역사를 전하는 건물로 평가받아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