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형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 대변인(가운데)이 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손실보상 청구 소송'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백신 패스 정책에 반발한 실내체육시설 업계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연이은 집회에 이어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이 업주들을 오히려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손실보상 청구 소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손실보상 청구 소송은 480여개 실내체육시설 종사자 350여명이 참여했다.
박주형 총연합회 대변인(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회장)은 "실내체육시설은 작년부터 3개월의 집합금지와 6개월이 넘는 영업제한을 받아왔다"며 "손실보상법 적용 전에는 집합금지 당한 기간의 월세에도 못미치는 지원금을 받았고 손실보상법 적용 후에는 10만원에 불과한 보상금을 받은 실내체육시설이 대다수"라고 토로했다.
이어 "백신패스를 적용하면 전체 15%에 달하는 미접종자 고객들에 환불을 해야 한다"며 "수천만원 피해가 일시적으로 발생하게 되는데, 급여 주기도 힘들고 월세 내기도 빠듯한데 이 피해를 누가 수긍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실내체육시설업계는 손실보상 소송 청구액으로 약 34억원 가량을 산정했다. 임대료·인건비·보험료·수도광열비 등 집합금지 기간 고정비용을 일괄 계산했다.
소송대리자인 배태현 변호사는 "사업주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는 정부와 지자체 상대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자는 취지"라며 "올해 초까지 전면적 집합금지 기간 동안 지출된 고정비용 위주로 손해액을 산정했다. 추후 원고가 더 생기면 추가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변인은 "단순히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시는 저희에게 함부로 행정명령이나 부당한 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계도기간 이후 변화가 없다면 전국단위 시위나 추가적인 민사소송, 헌법소원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위드 코로나' 이후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환불 등 실질적인 피해를 겪고있다. 서울 양천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한모씨는 "1일부터 지금까지 백신을 맞지 않았다며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여태까지 정부 정책을 제대로 지켰는데 허탈하기 그지 없다"고 토로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장은 "식당 등 다른 시설과 달리 형평성에 크게 저해되는 정책"이라며 "다른 곳에서 코로나19를 걸리고 헬스장에서 옮기면 결과적으로 '헬스장발' 코로나19로 낙인찍히는 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협회장은 "단순 백신패스를 반대하는 게 아닌 시민들이 백신 2차접종을 다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계도 기간을 늘려줘야 한다"며 "운동이 단순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민들에게는 큰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발이 빈번한데도 정부는 방역패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4차 대유행 이후 집단감염 사례가 두 번째로 많았던 곳이 실내체육시설”이라며 “실내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는 곳이라 마스크를 쓰더라도 차단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방역패스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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