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였던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하자 연방 의회에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며 비난의 화살을 피했다.
유럽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하루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후보가 공화당의 글렌 영킨 후보에게 패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국정 수행에 대한 심판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또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안이 처리됐더라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코로나19에서부터 교육과 일자리, 기름값 등까지 모든 범위의 문제들에 대해 불만이 크고 불확실해하고 있다며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이 통과된다면 "그 많은 문제들이 빠르고 신속하게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면서 주지사 선거 패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는 인상을 줬다.
또 이날부터 미국 5~11세 어린이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에 맞춰 앞으로 미 전역 2만여곳에서 접종이 실시될 것이라며 팬데믹(대유행)과의 싸움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자 지난해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보다 10%포인트 이상의 득표를 기록하며 승리한 곳이어서 이번 패배에 대한 민주당의 충격이 크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리적으로 수도 워싱턴DC와 인접한 버지니아의 주지사 선거는 현직 대통령의 중간평가 처럼 여겨져왔다.
AP통신은 이번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후 첫 유권자들의 민심 시험대로 커져가는 이들의 불만이 반영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매콜리프 후보의 당선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유세에 동원하면서 영킨을 트럼프의 복사판이라고 몰아붙였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친민주당 성향인 CNN마저도 전현직 대통령들이 영킨과 그의 지지자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거짓말을 남발했으나 유권자들은 속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영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음에도 거리를 두면서 유세장에 등장시키지 않는 등 독자적으로 선거운동을 실시해 당선될 수 있었다.
버지니아 부주지사와 법무장관 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들이 선출됐다. 부주지사에는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으로 미국 해병대에서 복무한 여성인 윈섬 시어스가, 주법무장관에는 사상 처음으로 히스패닉계인 제이슨 미야레스가 당선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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