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백신 사각지대 심각… 미접종자 1000만명, 위드코로나 변수"

전문가들이 바라본 '위드코로나'
확진자 확산세는 이미 예견된 일
현재 의료체계로는 감당 힘들어
정부, 국민에 백신 신뢰감 줘야

"백신 사각지대 심각… 미접종자 1000만명, 위드코로나 변수"
"백신 사각지대 심각… 미접종자 1000만명, 위드코로나 변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확산세가 보다 거세질 거라고 전망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지만 미접종자 감염 사례와 돌파 감염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 여파가 나타날 거라며 우려했다. 다만 정부는 해외에서도 일정 정도 확진자가 증가하다가 균형점을 찾고 소폭으로 감소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고령층과 위중증 환자 규모를 관리하며 안정적으로 일상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확진자 증가 예상대로…의료체계 감당할 수 있을까"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2명이다. 역대 4번째 규모이자, 전날인 2667명에 이어 이틀째 25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순서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확진자 급증에 비해 의료체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는 늘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순한 숫자보다는 확산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며 "확진자가 많더라도 현재 의료체계에서 감당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고, 그렇지 않다면 위드 코로나도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당국은 일일 확진자 수 5000명까지는 현재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만큼 여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지금도 수도권에선 병상 배정이 원활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지금 확진자 수는 위드 코로나 시행 이전에 감염된 거고 다음 주부턴 위드 코로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1만~2만명대 확진자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중증 환자 나오는 '백신 사각지대'…풀어야 할 숙제"

높은 접종률에도 확산세가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는 '백신 사각지대'가 꼽혔다. 이 교수는 "백신 완료자가 75% 수준이라는 건 미접종자도 1000만명이라는 얘기인데 이 중에서도 확진자가 5000명, 1만명이 나올 수 있다"며 "백신 미접종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앞으로의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백신 미접종자 중에서 중증 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백신 미접종자는 앞으로도 백신을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확산세가 사그라들 거라고 전망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백신 거부자가 나타나는 배경을 두고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지만 이에 대한 해명과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백신에 대한 불신을 잡지 못하면 추가 백신접종 때마다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확진자 중 10대 이하 소아·청소년의 비율은 22.4%에 달했다. 10대의 접종률은 성인보다 현저히 낮아 앞으로도 증가세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천 교수는 "부모가 감염되면 아이에게 옮기고 아이는 또다시 학교에 전파하게 된다"며 "백신 접종이 어려운 저연령대일수록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부모들이 모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밀렸던 모임, 행사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백신의 항체효과가 떨어지고 돌파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백신접종만 완료하면 모임 가져도 괜찮다'는 시그널이 전달되고 있어 안타깝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