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서울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며, 검찰과 이재명 대선 후보 간의 신경전도 본격화됐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검찰이 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월 29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전 정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공개되자 검찰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정 부실장은 잠시 뒤 ‘검찰’을 ‘사법당국’으로 정정했다.
이 후보도 페이스북에 “(검찰이) 성남시를 배임 수사한다면서 시시콜콜한 수사 내용을 흘려 흠집 내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검찰은 국민의힘 인사들의 민간개발 강요죄와 부정자금 수수에 집중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검찰 안팎에선 2015년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 정책보좌관(정책실장)으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의 핵심 참모 역할을 한 정 부실장과 성남시를 향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성남시가 국민의힘에 제출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결재문서 표지. 협조란에 정진상 전 정책실장의 서명이 있다. '국민의힘 대장동TF' 제공
동아일보 보도 등에 따르면 정 부실장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최소 9차례 이상의 공문에 직접 서명했다. 정 부실장은 ‘협조자’라는 별도의 결재 라인으로 해당 공문을 검토해 ‘정책실장’ 자격으로 서명을 했다. 정 부실장의 서명은 ‘대장동 개발계획 수립(안) 보고’(2014년 12월) ‘대장동 개발계획 수립 고시’(2015년 6월) ‘대장동 실시계획 인가’(2016년 11월) 등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핵심 공문에 모두 등장한다.
정 부실장은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의 사퇴 종용 과정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2월 6일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황 사장과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의 40분 분량 녹취록에는 정 부실장 이름이 8번 언급됐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이미 사장님(성남시장) 결재 나서 정(진상) 실장이 저한테 그렇게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정 부실장은 시민운동을 할 때 이 후보를 처음 만나 이 후보의 변호사 시절 사무장으로 근무했다. 이어 2010∼2018년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한 8년간 성남시청 비서실에서 별정직 6급에 해당하는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대외적으로는 ‘정책실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해 성남시의회에서 지적을 받은 적도 있다.
이어 경기도 정책실장을 3년 동안 지냈고, 최근 출범한 민주당 선대위에서도 현역 의원들과 함께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유 전 사장 직무대리는 측근이 아니라고 하면서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라고 답했다. 이 후보의 정치 인생을 함께해 온 정치적 동지로 불린다고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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