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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먹튀'라며 CCTV 얼굴 다 공개했는데 직원 계산착오였다니...

'술집 먹튀'라며 CCTV 얼굴 다 공개했는데 직원 계산착오였다니...
서울 강서구의 한 고깃집에서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손님들이 식사 중인 테이블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서울의 한 고깃집에서 음식값을 지불 안 하고 도망간 이른바 ‘먹튀’ 손님 사건이 논란 끝에 사과한 가운데, 또 다른 자영업자가 같은 피해를 호소하며 CCTV에 포착된 손님의 인상착의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엔 가게 직원의 계산 실수인 것이 드러나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에서 프렌차이즈 술집을 운영 중이라는 A씨는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주변분들 먹튀 인간 좀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어제 한 커플이 오후 7시30분쯤 오더니 8시쯤 또 다른 커플이 합석했다”며 “4명이 정확히 7만7000원어치를 먹고 튀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가게를 오픈한 A씨는 그동안 코로나 4차 대유행에 따른 강화된 거리두기 시행으로 오후 영업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첫 오후 영업을 개시했으나 이같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A씨는 “성인이라면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고 가는 게 마땅하다”며 “경기도 안 좋은 이 시점에 먹튀까지 당하니 심하게 우울하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가게 내부에 촬영된 CCTV 영상을 캡쳐한 사진을 올리면서 도망간 손님의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술집 직원의 계산 실수로 빚어진 오해로 밝혀졌다. 술집 측은 “직원이 옆 테이블 손님과 문제가 된 테이블 손님의 영수증을 실수로 바꿔 계산해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올렸던 글과 사진도 내려간 상태다.

앞서 서울 강서구에서 발생한 고깃집 먹튀 사건이 공론화되며 공분을 샀었다. 점주 B씨는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써 “웨이팅 중 본인들 차례가 오니 슬그머니 뒷문 쪽으로 갔다가 자리 나자마자 앉아서 QR 체크인까지 피했다”며 “아무 소지품도 꺼내놓지 않고 먹다가 한 명은 화장실 가고, 한명은 그대로 일어나서 나갔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바쁜 와중이라 담배 피우러 나가는 줄 알고 보고도 당했다”며 “CCTV 돌려보니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움직임이나 행동이 계획적이고 상습적으로 보여 더 괘씸하다”고 덧붙였다.

먹튀 손님은 젊은 남녀로, 당시 두 사람은 B씨 식당에서 제주 흑돼지 800g, 소주 2병, 음료 2캔, 비빔냉면, 누룽지, 공깃밥 4개 등을 먹고 된장찌개도 2번 리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도망갔던 손님 중 한 명은 B씨를 찾아와 음식값을 지불하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그분이 ‘절대 의도한 게 아니었고 계산 안 한 지 몰랐다’고 하더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관련 내용을 듣고 부담감을 느껴 두려움에 찾아오신 것 같았다”고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