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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역사 와이너리에서 와인 마시며..마크롱, 메르켈 떠나보냈다

[파이낸셜뉴스]
1000년 역사 와이너리에서 와인 마시며..마크롱, 메르켈 떠나보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스 본의 길거리를 걸으며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 사진=뉴스1 외신화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자국 와인 산지 지 부르고뉴 본으로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유로뉴스 등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 부부가 마크롱 대통령의 초대로 본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국가 정상이 프랑스를 방문할 때 파리 엘리제궁에서 성대한 만찬을 한 것과는 달리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 부부와 메르켈 총리 부부는 15세기에 빈곤층을 위해 지어진 병원 오스피스 드 본을 둘러보고 나서 고성에서 피아노 연주회를 즐기며 저녁을 함께했다. 순방 중 본의 한 와인 상점에서 와인과 꽃을 선물 받은 메르켈 총리는 "이곳은 프랑스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장소"라고 말했다.

프랑스 3TV는 이를 두고 "함께 유럽의 수많은 난관을 헤쳐온 프랑스 정상들과 메르켈 총리의 특별했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평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11월부터 만 16년간 재임하며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마크롱 등 총 4명의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모든 것을 뒤바꾸려 했던, 젊고 성급한 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해줘 고맙다"고 했고, 메르켈은 "프랑스 대통령들과는 비록 처음에는 생각이 다르곤 했지만, 항상 같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화답했다.

메르켈 부부와 마크롱 부부는 이 지역의 대표 샤토인 '샤토 뒤 클로 드 부조'로 자리에서 연회를 가졌다. 샤또는 포도밭을 거느린 양조장을 말하며 '샤토 뒤 클로 드 부조'는 11세기에 처음 생겨 1000여년간 포도를 길러온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다.

마크롱은 이 자리에서 메르켈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 그랑크루아'를 전달하며 경의를 표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관계, 그리고 오늘의 유럽은 당신의 헌신과 결단, 때로는 인내와 경청할 줄 아는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언제까지나 우리의 친구로 남아달라"고 말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메르켈은 마크롱에게 포옹으로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