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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파이낸셜뉴스]
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2015년 6월 30일, 22년간 숙원이었던 대한민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은 대한민국 KC-X 사업 공개입찰에서 유럽 에어버스사의 A330 MRTT로 최종 확정, 1조4880억원의 사업 예산을 투입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했다. 민간 여객기 에어버스 A330-200을 기반으로 제작된 KC-330은 300명의 병력과 최대 47t의 화물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 1회 출격으로 F-15K 전투기 10여대, KF-16 전투기 20여대에 급유할 수 있다. 전투기는 1회 공중급유 실시로 약 1시간의 작전임무 시간이 증가한다. 공군 장병을 대상으로 2018년 11월 공모를 진행, 총 1860명의 장병이 공모에 참여했고 설문조사와 심의를 거쳐 2019년 1월 '시그너스(Cygnus)'라는 백조자리를 의미하는 정식 제식명칭을 최종 결정했다. 우리 공군전력에 비추어 최소 2대의 추가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항속거리 7400km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 ⦁최대 속도는 마하 0.86 ⦁최대 순항고도 약 1만2천600m ⦁최대 항속 거리 약 1만5천320km ⦁최대 연료 탑재량 약 111t. 사진=공군 제공
1912년엔 단순히 두 비행기가 나란히 저속으로 비행하면서 '가솔린 깡통'을 던져 주고받는 식의 원시적인(?) 형태의 공중 급유가 시도된 적이 있었다고 전한다.

공식적으로 맨 처음 시도된 공중 급유는 기록상 1921년 11월 2일 웨슬리 메이, 프랭크 호크스와 얼 도허티에 의해 시도된 방법으로 스턴트에 가까운 묘기였다. 두 대의 비행기가 저속으로 날개를 맞대고 나란히 날고 있는 상태에서 조종사 후방석에 앉아있는 사람이 연료 기름통을 직접 들고 급유를 받을 기체의 날개를 통해 기어 올라가 건너편 비행기로 이동해 연료를 채워 넣어 직접 주유하는 방식이었다. 당시의 비행기는 매우 느린 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후 1920년대 공중급유의 초기 실험은 두 대의 저속 비행기가 편대 비행을 하면서, 한쪽에서 휴대용 가스탱크의 호스를 던져서, 그것을 다른 비행기에서 받아 연료주입구에 넣는 방식이 개발되지만 매우 위험한 방식이었다.

1935년에 프레드와 알 키 형제와 지역 발명가이자 정비공인 A. D. 헌터에 의해 새지 않는(spill-free) 재급유 노즐 The Flying Keys를 개발 상용화하는데 성공한다. 이 밸브는 연료 탱크에 삽입되지 않는 한 연료가 흐르지 않으며 노즐을 탱크에서 제거하면 연료 공급이 자동으로 멈춘다. 오늘날에도 이 노즐은 설계가 일부 개선되어 여전히 사용 중이며 특별히 설계된 공중 급유 장비를 가진 공중급유기의 개발로 최신 제트기까지 공중급유가 가능해진다.

가장 일반적인 공중급유 방식은 '플라잉 붐 방식(Flying boom)'과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probe and drogue)' 두 가지다.

프로브 앤 드로그는 급유기의 급유 호스 끝에 배드민턴 셔틀콕과 같은 드로그(Drogue)를 장착해 공중급유를 하는 방식이다. 급유를 받는 항공기는 급유봉인 프로브(Probe)를 장착해 이를 드로그에 결합해 급유한다. 항공기 제작 후에도 급유체계의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 미 해군과 해병대,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플라잉 붐 방식은 급유기에 긴 급유 붐(Boom)을 장착해 항공기의 수유구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붐을 장착한 전용 급유기가 필요하며 항공기도 설계 때부터 수유구를 설치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미 공군만 사용한다.

한국 공군은 유럽 에어버스 디펜스앤스페이스의 A330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4대를 운영하는 데 양날개 아래 공중급유 포드(pod)와 동체 중앙의 재급유 붐을 갖추고 있다.

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1923년 6월 27일, 최초의 공중 급유 성공 순간. 세버스키의 아이디어가 채용된 이 실험에는 3대의 복엽기가 동원됐으며 항공 역사에서 '최초의 공중급유'로 남아 있다. 총 9번의 공중 급유를 받은 기체는 37시간 동안 하늘에 머무르는 데 성공한다. 박스 안은 '알렉산더 세버스키(1894-1974)' 1차대전에 참가한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이자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여 유명 비행기 조종사이자 제작자로 활동한다. 두 비행기 간에 호스를 연결하여 연료를 공급하는 아이디어를 고안, 당시에는 펌프가 없던 시절이라 중력에 의해 연료가 자연스럽게 아래의 기체로 흘러 내려가는 방식을 썼다. 사진=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공중급유기, 공군 군사 분야의 예술
공중급유는 공군 군사 분야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공중을 나는 급유기에서 뻗어 나온 급유선을 정확히 잡고 다른 비행기의 연료통에 고정시키는 것은 아주 복잡한 작업이다. 항공유는 인화성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두 비행기간의 고도 속력이 정확히 조율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마찰이 없어야 한다.

현재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32개국이나 된다. 하지만 실제로 공중급유기를 잘 운용하고 있는 국가는 18개국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공증 급유기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최초의 공증급유기를 실전에 배치하고 가장 많은 공중급유기를 가지고 있는 미국이 독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중 급유기는 하늘에서 다른 비행기에 기름을 전달할 수 있는 기름 탱크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공중급유기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인정받고 있다
공중 급유기는 기본적으로 공중전력의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항공기는 이착륙 시 긴 활주로가 필요하고 여러 가지 주변 환경과 조건이 맞아야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착륙하지 않고 공중에서 급유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효율성을 발휘하게 된다.

두 번째는 전략을 확장시킬 수 있다. 전투기는 최대 이륙 중량 제한을 받아 무장을 한 상태에서는 기름을 충분히 싣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이륙 시에는 기본 연료를 주유하고 최대의 무장과 장비를 갖춘 채 이륙한 후 공중에서 급유를 받게 되면 전투기의 중량을 최대로 끌어올려서 최대 무장을 탑재해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수송기로서의 임무다. 최초의 공중급유기를 폭격기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수송기를 개조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일반 여객기처럼 내부 공간이 존재한다. 덕분에 원래 본연의 임무인 공중급유의 기본 업무를 수행하고 그 외에 VIP운송이나 자국민 구출, 재해복구 등 다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미국 보잉사의 KC-135 스트래토탱커 수송기 겸 공중급유기. 보잉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4발 제트수송기 367-80(보잉 707의 프로토타입기)을 기반으로 개발한 장거리 공중급유/수송기이다. 1956년에 처음 실전배치됐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사업을 통해 KC-135 Block 50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 조종석의 계기판을 글래스 콕피트화 시키고 다중급유장비(MPRS:Multi-Point Refueling System) 사업 등을 진행했다. MPRS는 날개에 Mk.32B 포드를 장착하여 급유 프로브를 갖춘 항공기에도 급유가 가능하다. 미 공군은 모두 732대의 KC-135를 도입해 현재까지도 30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 공군이 180대를 운용하며, 주방위군이 171대, 공군예비군에서 64대를 운용한다. 프랑스 공군도 11대의 KC-135R을 운용 중이며 1993년부터 주익에 급유포드를 추가 장비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한편 터키(7대)와 싱가포르(4대)도 KC-135R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상당한 기령으로 인해 KC-135를 KC-X로 선정된 KC-46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형식 4발 터보팬 공중급유기 ⦁전폭 39.88m ⦁전장 41.53m ⦁전고 12.7m ⦁최대이륙중량 14만6285kg ⦁엔진 CFM 인터내셔널 CFM56-2B(F108-CF-100)(21,634파운드)×4 ⦁최대속도933km/h ⦁실용상승한도 5만피트 ⦁항속거리 5550km ⦁급유방식 붐식/프로브식(MPRS 장착시) ⦁연료탑재량 최대 3만1275갤런 ⦁승객 37명과 화물 3만7,648kg ⦁승무원 총 3명. 사진=미 공군
■전쟁 승패의 변수...공중급유기의 활약
베트남 전쟁에서 공중 급유는 전투기들이 태평양을 횡단할 수 있게 한 것 말고도 손상된 전투기들이 공중급유기에 접속한 채로 공군기지에 착륙할 수 있는 위치까지 비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것은 수많은 생명들을 구했고, 전장에서 공중급유기의 가장 훌륭한 사용의 한 사례였다.

포클랜드 전쟁 기간 동안 공중 급유는 대부분 핸들리 페이지 빅터(Handley Page Victor) 공중급유기에 의해 이루어졌다. 빅터 공중급유기는 영국에서 출발한 공격기, 수송기, 해상순찰기들이 중간 기착지인 남대서양의 Ascension 섬에 전개되도록 도왔다. 가장 유명한 공중 급유 작전은 Black Buck 작전이었다. 빅터 공중급유기들은 애브로 벌컨 폭격기들을 공중 급유했고, 폭격기들은 포클랜드 섬에 있던 아르헨티나군을 공격했다. 이 작전은 포클랜드에 전개되는 영국 비행기들에 대한 아르헨티나 공군을 저지하는 데 효과적이었고, 전개된 전투기들은 아르헨티나 본토의 방어선을 저지했다.

걸프 전쟁에서 사막의 방패 작전 기간 동안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군 기지로부터 미 공군의 KC-135와 KC-10 익스텐더가 전개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진한 공중급유기는, "Frisbee"라고 비공식적으로 불린,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립지대에서 궤도비행을 하면서 연합군 비행기들을 공중 급유했다. 사막의 폭풍 작전 기간 동안 24시간의 공중 급유 지대(zone)는 밀집한 공중 작전을 도왔다.

1991년 1월 16일과 17일, 미국 루이지애나의 박스데일 공군기지에서, 사막의 폭풍 작전의 첫 전투출격이자 역사상 가장 장거리의 전투출격이 있었다. 7대의 B-52 폭격기는 35시간의 작전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걸프 만에 갔다가 되돌아왔다. 이것은 공중 급유에 의해 가능했다.

전략공군, 힘의 원천 '공중급유기' (상) [밀리터리 동서남북] 
러시아 공군의 일류신 IL-78 공중급유기. IL-78T, IL-78M, IL-78ME, IL-78MKI, IL-78MP 버전이 있는데, IL-78T버전은 초기형으로 연료뿐만 아니라 화물도 적재가 가능하다. IL-78M는 수송기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버리고 공중급유기의 역할만 수행한다. 1987년에 첫 시험비행에 들어갔다. IL-78ME는 IL-78M의 개량형이다. IL-78MKI는 인도 공군형으로서 이스라엘의 공중급유기 시스템을 적용시켰다. Su-30MKI를 8대 가량 급유가 가능하며 2003년 1월에 첫 비행을 했다. The IL-78MP은 The IL-78M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화물이 적재 가능하다. ⦁길이 46.59m ⦁날개폭 50.50m ⦁높이 14.76m ⦁승무원 6명 ⦁자체중량 72톤 ⦁적재량 85.72톤 ⦁이륙최대중량 210톤 ⦁엔진 아비아드비가텔 D-30KP(추력 2만6500파운드) 4기 ⦁최고속도 850km/h ⦁항속거리 만재 상태 7,300km ⦁최대고도 1만2000m. 사진=러시아 공군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