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기자회견 도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시간) 1조7500억달러 복지법안 통과를 약속했다.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 반란표 속에서도 1조달러 인프라 투자법안이 통과된지 하루만이다.
인프라 투자법안 통과 모멘텀을 살려 복지법안까지 밀어붙이자는 의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6일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밤 하원의 인프라 투자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 내친 김에 복지법안까지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원에서 1조달러 인프라 투자법안이 5일 밤 통과됐지만 민주당 진보파 의원 6명은 반란표를 던졌다.
이들 의원은 복지법안까지 함께 처리해야 한다며 인프라 투자 단독법안에 반대했다.
바이든의 복지법안 통과 약속은 이들 진보파 의원을 달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바이든은 '더 낫게 재건(Build Back Better)'이라는 별명이 붙은 복지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고, 곧바로 상원에서도 통과시키겠다면서 이 법안은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우리 미국인들을 위한 투자 법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복지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바이든은 복지법안이 통과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도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 법안은 기회를 잡기 위해 투쟁하는 보통사람들에게 일종의 평평한 운동장(기회평등)을, 그것도 아주 약간 (평평한 운동장을)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 등으로 출발선에서부터 크게 차이가 나는 현실을 복지를 통해 일부 보완해 기회의 평등이 조금아나마 보장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 텃밭인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패배도 강력한 개혁드라이브의 배경으로 꼽았다.
바이든은 민주당이 집권한 뒤 핵심 법안들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인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인프라 법안은 전날밤 우여곡절 끝에 하원에서 228-206으로 통과됐다.
한편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비인도적인 불법 이민 대응을 강력히 성토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서 자녀들을 잃은 부모들에게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임 행정부의 너무도 충격적인 대응으로 인해 합법적이건, 불법적이건 국경을 넘다가 아이들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있다면서 어떤 상황이었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당초 1인당 45만달러를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 액수를 소폭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미국의 '불관용' 정책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던 이들 가운데 아동 약 5500명이 부모들과 강제로 헤어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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