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부 추가 구매서 빠져
태국 등으로 공장이전 검토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 중인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AZ)가 한국 철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내년 백신 구매 계획에 사실상 AZ가 제외된 반면, 동남아에서 수요가 늘어나 태국 등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코로나19 초기진화에 구원투수로 나섰던 AZ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경우 백신 다양성 확보가 핵심인 정부의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계약 대상에 AZ는 빠져 있다. 실제 백신 도입 사무국 관계자는 "내년도 백신 도입 물량은 총 9000만회분"이라면서 "추가적인 백신 도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백신 구매 예산 2조6002억원을 확보해 내년에 접종할 해외 백신 8000만회분과 국내 개발 백신 1000만회분, 총 9000만회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중 해외 백신 8000만회분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계열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다. 정부는 지난주 화이자와 내년도 백신 3000만회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까지 총 6000만회분 도입을 이미 확정됐다. 또한 국내 개발 백신 1000만회분은 현재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력하다. 나머지 2000만회분은 화이자나 모더나 몫이다. 따라서 백신 추가 구매 계획이 없다는 것은 AZ 백신 배제를 의미한다.
AZ도 생산거점의 전략 수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위탁생산하는 물량을 외국으로의 이전을 검토 중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태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타국으로 이전되면 그만큼 백신 확보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강조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 목표에도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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