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재명이 '표' 냄새를 맡았다. 홍준표가 잡았다 떨어트린 '2030의 표심'을 이재명이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에게 ‘2030 남자들이 홍준표를 지지한 이유’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해당 글에는 “민주당은 각종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자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역차별했다”고 주장이 담겼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8일)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제가 최근 청년과 관련한 글을 읽었는데 다들 읽어보시라”며 해당 글을 추천했다. 해당 글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젊은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가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40~50대 민주당 지지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글쓴이는 “2030 남자들은 취업과 결혼, 집 장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명문대를 다니거나 대기업에 다니거나 건물주 아버지를 둔 극소수를 제외하고 수많은 아르바이트 등에 시달리면서 각종 갑질을 당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했다.
글쓴이는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해줄 정치인에 목이 말라 있는 사람들”이라면서 “그동안 이들의 사정에 귀 기울이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양당의 수많은 정치인 중 유일하게 2030 남성의 말을 들어준 정치인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대표뿐이라는 게 글쓴이의 설명이다. 그는 “이들이 이준석을 지지하는 게 이상하냐”고 물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각종 페미 관련하여 젊은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하는 법안을 내는 등 자신들을 배척하는데 이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관해 글쓴이는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던 조국의 딸이 특혜라고 여겨질 수도 있는 논문의 저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며 “조국은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해 버린 거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저는 당연히 이 사람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했다.
글쓴이는 2030 남성이 홍 의원을 지지한 이유에 관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에서 시작됐다”며 각종 페미니즘 정책, 부동산 폭등, 조국·박원순 등 정치적 사건에서 우편향 된 프레임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재명의 이름으로 젊은 남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젊은 남자들에게 수많은 의원이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이들이 이재명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이들이 이재명을 비토할 결정적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문재인 정부의 페미 우선적인 정책과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