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출시 후 판매율 저조
주담대에 비해 대출 원금 적어
원금상환해도 이자감소 효과 미미
전세대출 분할상환 확대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지난 1년간 전세대출 분할상환 상품 이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정기적으로 대출금의 5% 이상을 상환해야하는 부담이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대출원금이 크지않다보니 원금상환으로 이자가 줄어드는 효과도 크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당국과 관계기관 등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HF)가 보증하는 분할상환 전세대출 상품 취급액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올해 10월까지 1년간 1300억원이다. 한달에 100억원 남짓 취급되는 데 그쳤다.
분할상환 전세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주금공과 금융당국이 KB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개 은행과 협약을 맺고 10월 출시했다. 매달 전세대출금(2억원 한도)의 5% 이상부터 자율적으로 분할상환토록 했고, 1회에 한해 이자상환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액은 크지 않다.
관련기관 관계자들은 "한달에 평균 약 100억원 이상 가입한 정도로 가입액이 많지 않다"며 "차주는 상환 부담이 있어 매달 이자만 내는 데 비해 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보증기관인 서울보증보험(SGI)도 KB국민·기업·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개은행과 동일한 상품 협약을 맺었지만 해당 상품을 출시한 은행은 우리은행 한 곳뿐이다. 우리은행에서 해당 상품이 출시한 시기도 올해 4월로 주금공 보증 상품보다 6개월 가량 늦다. 앞서 SGI보증 분할상환 전세대출 상품은 이들 5개 은행에서 지난 2016년부터 이자상환방식으로 갈아탈 수 없는 형태로도 운영돼왔다. 이를 합치면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5개 은행에서 SGI보증 분할상환 전세대출 이용액은 6400억원 정도다. 주금공 보증 상품보다 이용액은 더 많다. 전세대출 보증액이 5억원으로 주금공(2억원)보다 크기 때문인데 분할상환 전세대출에 대한 차주들의 반응은 비슷하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에서 분할 상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이를 선택하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며 "분할 상환을 선택한다고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해준다든지 하는 우대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 또 금리 상승기이다보니 차주 부담이 늘어나는 국면으로 더더욱 분할 상환을 택하지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1억원 전세대출은 받은 경우 대출금리가 3.15%라고 가정하면 이 차주가 한달에 내야하는 이자는 27만원 가량이다. 그런데 분할상환을 할 경우 최소 5%부터 원금상환이 시작되므로 5%씩을 매달 상환한다고 하면 월 상환액은 20만원이다. 즉 매달 이자와 원금상환액을 합쳐 모두 47만원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분할상환을 통해 대출원금이 줄면 이자도 감소하는 장점이 있을 것도 같지만 이마저 미미하다.
전세대출은 주담대와 달리 대출원금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분할상환으로 원금이 조금씩 줄어든다고 해도 대출이자가 줄어드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상품의 분할상환 방식이 도입된 당시 HF는 보증료 0.1%p, SGI는 대출금리 0.1%p 우대 조건이 있었지만 분할상환부 대출은 많이 팔리고 있지는 않다"며 "HF의 경우는 매년 최초 원금의 10%까지 중도상환수수료없이 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할상환이 아니더라도 여유자금 있을때 상환하는 걸 고객들이 더 선호하고 있다. 전세계약 증액 갱신때 증액분을 포함해 만기일시상환으로 받아서 앞의 분할상환부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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