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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훌쩍 뛴 몸값, 지분매각 걸림돌될까

잔여지분 본입찰 일주일 앞으로
주가급등에 매각가 2000억 늘어
입찰포기 기업 대거 나올수도
두나무, 지분 1% 인수 입찰 참여

우리금융 주가가 두 달 새 크게 오르면서 총 18개 기관의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하며 관심을 모았던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이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잔여지분 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비입찰 LOI를 접수한 18곳 중 상당 수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입찰 공고 당시보다 크게 오른 주가 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매각 공고 후 두 달 만에 약 24% 가량 올랐다. 매각 공고 당일 장중 1만650원으로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달 말께 1만3000원을 넘어섰다. 우리금융 주가가 13000원을 넘어선 건 약 2년 3개월여 만이다.

그렇다 보니 주가 기준으로 입찰 공고 당시 약 7700억원 규모로 추산됐던 잔여지분 10% 매각 금액이 약 2000억원 정도 많아진 9400억원으로 덩치를 불렸다.

업계는 우리금융 지분 매각 가격이 시장가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지분 매각가가 꼭 주가와 같을 필요는 없지만 공개된 주식의 경우는 거의 시장가에 근접할 것"이라며 "시장가보다 너무 싸게 팔면 예금보험공사가, 너무 비싸게 사면 매입사가 배임 이슈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지분 매각가가 생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찰 의사를 내보인 18곳 중에서도 진성 수요가 추려진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에서는 예보가 3~4곳을 주주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 추천권을 보유하는 4%를 두 곳, 나머지 1~2%를 한 곳 혹은 두 곳에 판다는 전략이다.

가장 열의를 보이는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푸본생명 등 기존에도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 기업들이다. 양 기관 모두 이미 4%의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에도 추가로 4%를 획득해 1인의 이사를 더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진과 KT도 진성으로 분류된다.

반면 호반건설이나 팬오션은 가격이 맞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많다. 사외이사를 한 명 두는 것만으로는 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없어서다.

흥미로운 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행보다. 다른 기업들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받기 위해 4% 이상을 써낸 것에 비해 두나무는 1%만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광고 효과 및 배당 등 투자를 노린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쌓아두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금융사 주식을 보유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며 "일종의 안전처로의 투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보는 오는 18일 오후 5시까지 입찰제안서를 받고 22일까지 입찰자 평가 및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