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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법정에서 확인될까...피고로 출석해야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법정에서 확인될까...피고로 출석해야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엘살바도르에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한 비트코인 ATM 앞에 시민들이 인출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이 마침내 얼굴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나가모토'가 소송 피고로 출석해야 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흔해 빠진 소송전에 '나카모토'가 소송 상대방이 돼 재판 출석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자신이 비트코인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공식적으로 자신이 설계자이자 창시자임을 확인받을지도 조만간 판가름 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소송은 현재 시가로 약 640억달러에 이르는 약 100만비트코인 분할을 둘러싼 것이다.

소송은 한 유족이 제기했다. 이 유족은 가족 구성원인 데이비드 클라이먼이라는 남성이 또 다른 사업파트너와 함께 '나카모토'라는 가명으로 비트코인을 설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640억달러의 절반을 나눠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는 금융시장에 오래된 미스테리 가운데 하나였다.

나카모토가 1명인지, 아니면 여러명인지 조차 불분명한데다, 왜 그동안 이 엄청난 돈에 손 한 번 대지 않았는지도 미스테리이다.

소송을 낸 이들은 클라이먼이라는 사망한 남성의 가족들이다. 유족은 올해 51세로 영국 런던에 사는 호주 출신 프로그래머인 크레이그 라이트가 클라이먼과 함께 비트코인을 설계했다며 그 절반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냈다.

라이트는 지난 2016년부터 자신이 비트코인을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라이먼 유족은 비트코인 개념 설정부터 공동 프로그래밍에 이르기까지 라이트와 클라이먼이 공동으로 비트코인을 설계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할 계획이다.

변호사 티보 나기는 "이 소송은 파트너십으로 함께 했던 두 친구에 관한 것"이라면서 "다른 한 명이 죽고 난 뒤 어떻게 나머지 한 친구가 독식하려 했는지에 관한 소송"이라고 말했다.

반면 피고측은 라이트가 클라이먼 없이 단독으로 비트코인을 창시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맞섰다.

피고측의 안드레스 리베로 변호사는 "법정에서 두 사람이 함께 협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 어떤 기록도 없다는 것이 입증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업계에서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는 100만비트코인이 들어있는 계좌의 개인암호를 알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구든 스스로 나카모토라는 점을 입증하려면 이 계좌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코인을 빼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굳이 애써 스스로 나카모토라고 주장할 필요도 없이 바로 나타모토임이 입증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31일 자신을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밝힌 누군가가 9쪽짜리 '전자현금' 시스템에 관한 보고서를 암호해독가 그룹에 전달하면서 시작이 됐다.

사람들이 은행이나 기타 제3자의 중개없이 서로 가치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몇개월 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실제로 모습을 드러냈고, 나카모토는 그 첫해에 비트코인 100만개를 모았다.

클라이먼 유족은 라이트와 함께 클라이먼이 2008년 비트코인 관련 9쪽 짜리 보고서를 작성했고, 뒤이어 시스템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