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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돌봄공백 현실화… 맞벌이부모 '육아대란' 오나 [fn패트롤]

학비연대 내달 2차 총파업 예고
기본급 인상에 이어 처우개선 요구
16일부터 차례로 직종별 파업돌입
"교총, 파업시 대체인력 투입돼야"

16일부터 돌봄공백 현실화… 맞벌이부모 '육아대란' 오나 [fn패트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노동조합원들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원에서 열린 '집단교섭 승리, 비정규직 철폐 2차 총파업선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육당국과 집단임금 교섭에서 진전이 보이지 않자 다음 달 2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잇따른 파업에 급식·돌봄 공백이 예상되면서 맞벌이 학부모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하도록 노조법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학비연대, 2차 총파업 가능성 높아지나

14일 학비연대에 따르면 오는 16일 급식조리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급식·돌봄 등 직종별로 파업에 들어간다. 16~17일 유치원방과후전담사, 19일 초등돌봄전담사가 지역별 파업에 참여한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도 각각 19일과 23일에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후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학비연대는 2차 총파업을 강행할 계획이다.

학비연대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인 단체로,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은 약 9만4000명에 달하고 학교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방과후교사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

학비연대는 올해 기본급 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시도교육청과 임금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학비연대는 학교 정규직과 똑같이 명절휴가비, 정기상여금 등 처우 개선도 당국에 제안했다.

학비연대와 시도교육청의 임금 교섭은 지난 4일 있었던 협상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종료됐다. 협상 결렬 이후부터 지금까지 학비연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삭발투쟁을 포함한 지역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학교 운영에 또 한 번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학비연대가 참여했을 때도 전국 학교 곳곳에 급식·돌봄 공백이 발생하며 혼란이 컸다. 지난해 돌봄 파업 때도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학교 교사가 대체로 투입되는 등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학비연대는 올해 교육재정이 늘어난 만큼 정규직 수준의 임금구조와 복리후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비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무직위원회는 공무직 노동자의 임금 격차 해소를 권고하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차별 해소에 교육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지 말고 직접 나서라"고 요구했다.

■학비노조 파업에 노조법 개정 목소리

다만 학비노조의 연이은 파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비노조가 임금 인상 및 복지제도 확대 외에도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교육공무직을 교직원에 포함하는 안 등 교섭범위를 넘어서는 사안까지 요구하며 학교의 비정상적 운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원은 대한민국 헌법 제33조 제2항과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 따라 국민의 교육 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파업권을 비롯한 일체의 단체행동권조차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이 반복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이하 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행 노조법은 철도, 금융, 의료와 같은 필수 공익사업의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으나 그외에는 대체인력 투입이 불가능하다. 학교를 필수 공익사업에 포함해 파업시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면 파업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교총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가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비상식적인 연례적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조법 개정 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학교의 정상적 운영과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