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인 SK(주)가 미국 유전자·세포치료제(GCT) 위탁개발생산(CDMO)인 CBM을 인수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확장에 나선다. SK(주)는 유럽과 미국 GCT CMO 시장을 공략, 향후 연 매출 2조원의 글로벌 탑5 CMO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SK㈜는 미국 필라델피아 기반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생산 전문 CDMO인 CBM 투자를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SK(주)은 연내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딜은 지난 3월 프랑스 GCT CDMO 이포스케시 인수 후 약 8개월 만에 성과다. SK(주)는 이포스케시 인수를 통해 GCT CMO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바 있다. 이번 CBM 인수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GCT CMO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GCT는 난치병으로 알려진 암, 유전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혁신 치료제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현재 임상 개발 중인 바이오 의약품 중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딜로이트 등에 따르면 2025년까지 연평균 25%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희귀난치성 치료제 '졸겐스마' 등 GCT는 한해 R&D(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24조원에 달하고 대기 중인 파이프라인이 2500여개다"라면서 "GCT 시장은 2026년 100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GCT는 바이오텍에서 연구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생산기지가 없어 CMO 역할이 크다"면서 "매년 10~20개의 GCT의 승인이 예상돼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CBM은 GCT 생산을 위한 전임상 단계부터 상업 제품 치료제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CDMO다. 서비스 영역은 공정 개발, GCT의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 디자인과 생산,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분석 시험 및 최종 완제 생산 등이다. CBM은 미국 내 유일한 GCT 특화 바이오클러스터인 셀리콘밸리 내 핵심지역인 그레이터 필라델피아에 위치한다. 셀리콘밸리는 100여개의 대학과 병원, 1700여개의 제약사, 7만여명의 전문가가 집결해 있는 곳으로, 기술·고객·인력 유치 등 GCT CMO사업을 위한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또한 CBM은 과거 GSK R&D 캠퍼스 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디스커버리랩에 입주하고 있어 GCT 밸류체인(연구-개발-제조-물류-병원)이 집결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CBM은 SK㈜의 투자와 함께 순차적인 증설을 통해 2025년까지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약 6만5032㎡(약 2만평) 이상의 GCT GMP 설비 구축 예정이다. 또한 향후 4년간 2000여명의 직원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SK㈜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합성의약품 생산 역량에 더해 기술 장벽이 높은 혁신 고부가가치 바이오 CMO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합성과 바이오 부문에서 글로벌 선도 CMO로 성장한다는 목표이다. SK㈜는 현재 글로벌 CMO 통합 법인으로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SK팜테코 아래에 한국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두고 글로벌 통합 운영 효과를 높여가고 있다. 이미 합성의약품 분야에서는 2018년 미국·유럽·한국에 생산 체계를 구축하면서 연매출 1조원을 기록, 글로벌 탑 5 CMO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인수한 프랑스 이포스케시와 CBM 투자를 통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합성 신약과 바이오 혁신 신약을 모두 생산하는 글로벌 선도 CMO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 센터장은 "합성의약품 CMO가 이미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2025년 바이오 CMO가 매출 1조원을 기록하면 2조원 클럽에 가입하게 된 것"이라면서 "이는 글로벌 톱 3 CMO 레벨로 올라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합성의약품 CMO를 기반으로 바이오 CMO가 성장동력이 된다면 향후에는 바이오 CMO가 큰 축이 되고 합성의약품 CMO가 서포트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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