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100년 역사 중 시 주석 집권 9년...전체 55% 차지
첫 등장한 '톈안먼 사태'는 "정치풍파" "동란"
"종신집권 폐지" "개인숭배 금지" 문구 사라져
[파이낸셜뉴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이번 6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은 이날 창당 100년 역사상 세번째 '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사진=뉴시스
중국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 전문이 16일 공개됐다. 이번 역사결의에는 1981년 덩샤오핑이 주도한 2차 결의 때 포함된 '개인숭배 금지' '종신집권 폐지' 등의 문구가 빠져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개인에 대한 권력 집중을 염두에 두고 40년 만에 삭제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공산당 100년 역사 중 시주석 집권 9년...전체 55% 차지
중국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 전문은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에 일제히 보도 되었다. 이번 역사결의 전문은 모두 3만6000여자 분량인데 이중 시 주석 집권 이후 9년간의 역사를 다루는 데만 1만9000자 이상을 할애했다.
시 주석 집권기 관련 내용에선 '자화자찬'이 이어졌다.
결의는 "(개혁개방 이후) 배금주의, 향락주의, 극단적인 개인주의, 역사 허무주의 등 잘못된 사상 경향이 불시에 등장했고 인터넷 여론이 매우 혼란스럽다"면서 시 정권이 "일련의 중대한 정책·사업을 추진해 오랫동안 해결하고 싶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풀고 당과 국가 사업에서 역사적 성취와 역사적 변혁을 이뤘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결의는 "2020년 갑작스러운 코로나19에 직면하여 당 중앙위원회는 단호한 결정을 내리고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인민 지상', '생명 지상'을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에 도착해 후베이성과 우한의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 첫 등장한 '톈안먼 사태'..."정치풍파" "동란"
이 결의에는 89년 일어난 '톈안먼 사태'(6·4사태)에 대한 역사결의 상 기술이 처음 담겼다. 결의는 "당과 정부는 인민을 의지해 동란(폭동, 반란 따위가 일어나 사회가 질서를 잃고 소란해지는 일)에 선명하게 반대하는 것을 기치로 해서 사회주의 국가 정권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했다"며 반부패와 개혁 등을 요구한 대학생 중심의 시민 시위대가 인민해방군에 의해 유혈 진압되며 많은 사상자를 낸 톈안먼 사태를 "엄중한 정치 풍파" "동란" 등으로 규정했다.
■ "종신집권 폐지" "개인숭배 금지" 문구 사라져...시주석 장기집권 길 열리나
40년 전 2차 역사결의 때 덩샤오핑은 "지도자의 종신제를 폐지하고 그 어떤 형태의 개인숭배도 금지한다"고 명문화했다. 하지만 이번 역사결의에서는 이 문구가 삭제되었다.
중국 공산당은 마오쩌둥 사후 1인 통치체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9인)이 권력을 나눠 갖는 형태를 택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후 시 주석에게 권력 집중화가 이뤄지면서 권력분점 원칙이 무너졌다. 시 주석은 2018년 급기야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종신집권의 기틀을 다졌다.
11월 17일자 런민르바오 지면 1면의 모습. 제3차 역사결의를 1면에 게재했다. 사진=런민르바오 갈무리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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