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의 시 '작은 노래'에서 인용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 적발 후 필적 확인 시행
[파이낸셜뉴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 문제지. 사진=뉴스1
18일 실행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필적 확인 문구는 이해인 수녀의 시 '작은 노래'를 인용한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였다.
필적 확인 문구 목적은 대리 시험 방지다. 추후 대리 시험 의심 사례가 나왔을 때 필적 대조를 하기 위한 용도로 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 때(2005년 시행)부터 시작됐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휴대폰 문자 송신 시스템을 이용한 부정행위에 연루되어 성적 무효 처리를 받은 학생은 무려 314명에 달했다.
이에 교육부는 '수능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 일환으로 답안지에 시구 등을 자필로 쓰는 필적 확인란을 마련했다. 또한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에게 나눠주는 일명 '수능 샤프'도 2006학년도 수능부터 함께 시작됐다.
수능 응시생들은 각 영역이 시작될 때마다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해당 문구를 기재한 뒤 시험을 치른다.
첫 필적 확인 문구는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 사용된 윤동주의 시 '서시'의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었다.
문구는 매년 출제위원들이 상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수험생의 마음에 격려, 위로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이 주로 필적 확인 문구로 선정됐다.
■ 역대 필적 확인 문구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경북고등학교 시험실에서 한 수험생이 수능 시작을 앞두고 시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정지용의 '향수')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 (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 (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 (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 (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 (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2021학년도: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나태주의 '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이해인의 '작은 노래')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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