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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삐걱대는 일상회복, 서킷브레이커 발동 검토하길

신규 확진 668일만에 최다
이러다 유럽처럼 될까 걱정

[fn사설] 삐걱대는 일상회복, 서킷브레이커 발동 검토하길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겨울악몽'의 재현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제4차 유행의 파고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92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환자가 처음 나온 뒤 668일 만의 기록이다.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달 중 5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소상공인은 한숨을 돌렸지만 감염 확산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달 말 단계적 일상회복 2차 개편 이행 여부를 평가한 뒤 12월 중순쯤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추세를 보면 2단계 실행은커녕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시행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점도 심상찮다. 이날 발생한 위중증 환자 506명 중 84.0%가 60대 이상이고 사망자도 모두 60대 이상이었다. 올 상반기부터 백신을 접종한 6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돌파감염이 늘었기 때문이다. 현 의료체계에서 위중증 환자 500명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대로라면 17일 522명에 이어 이틀째 기준치를 넘어섰다.

병상이 모자라는 병상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63.8%가 찼다. 수도권 가동률은 78.2%이고, 서울은 80.9%에 달한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일 때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커 시행요건에 해당한다.

백신접종 완료율 80%를 목전에 두고 벌어지는 이 사태가 당황스럽다. 김부겸 총리가 19일 수도권 22개 상급종합병원장을 만나 추가 병상 확보를 독려한다고 하지만 없는 병상을 찍어서 만들 순 없는 법이다. 숙련된 의료진도 번갯불에 콩 볶듯 차출하기 힘들다. 결국 추가접종(부스터샷)의 접종간격을 60대 이상은 6개월에서 2개월 단축하고, 50대는 5개월로 1개월 앞당기는 등 부스터샷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정부에 긴급 주문하면서 "우리가 숱한 고비 잘 헤쳐온 것처럼 단계적 일상회복도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 큰 불을 잡는 방안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 거리두기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는 유럽 각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