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소비쿠폰 재개… 여행업계 숨통 텄지만 '불안불안'

"여행객 늘며 경기 활성화 기대"
"위중증 갈수록 급증 방역 불안"

정부가 각종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여행 장려에 나선 가운데 방역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더불어 정부의 지원까지 겹쳐 막혔던 숨통이 트인다며 반색하는 반면 일각에선 코로나19 방역을 뒷전으로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행 안가던 사람도 간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여행업협회와 함께 지난 9일부터 국내 여행상품 할인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여행 업계를 돕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숙박할인권을 지원 중이다. 여행·숙박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매출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며 반색했다. 한 숙박·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10만원 짜리 숙소를 예약하고 3만원 할인 쿠폰을 사용하면 30%가량 할인받는 셈이기 때문에 고객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정부의 프로모션으로 인해 숙박앱을 처음 다운받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유입량이 많은 것을 보면 여행 계획이 없었던 사람들도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형 호텔·리조트 관계자는 "쿠폰 정책이 시행되면 일시적으로 고객이 증가한다"며 "코로나19 방역조치도 완화된 탓인지 가족단위로 이용하는 콘도·리조트의 이용객이 많아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증가하는 위중증 환자…"방역 불안"

이 같은 정부의 여행 장려 정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이후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20명으로 집계됐다. 닷새 연속 3000명대 수준이다. 위중증 환자도 517명으로 17일 이후 꾸준히 500명 안팎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수위가 주요 20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위드코로나로 전환으로 되면서 방역 강도가 단기간에 큰폭으로 완화된 탓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숙박할인권을 배포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되자 할인권 발급을 중단했다. 정부가 할인권을 발급할 당시에도 확산세를 고려하지 않은 '다소 섣부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올해 상황을 언급하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다. 매일 두자릿수 사망자가 나오는 데도 쿠폰 정책을 하는 것을 보면 경제를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쿠폰 정책을 중단하고 방역조치를 강화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조치도 없을 거 같다"라며 "돌파감염, 계절적 요인, 연말연시 모임 등 방역에 불리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우려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