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수단 하르툼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수단에서 지난달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부가 감금했던 민간 정부 지도자를 복권하고 새로운 내각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미국과 주변국의 압박 및 거세지는 국내 저항을 의식한 결정으로 추정된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달라 부르마 나시르 움마당 총재는 이날 발표에서 쿠데타를 주도한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정권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온건 이슬람 성향의 움마당은 수단 민간 정당들의 연합체이자 최대 정당으로 그동안 쿠데타 군부와 정권 협상을 벌였다.
수단에서는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이은 군부 쿠데타로 오마르 알 바시르의 30년 철권통치가 무너졌다. 이후 수단 군부와 야권은 주권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선거와 민정 이양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부르한이 주도하는 수단 군부는 지난달 25일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를 해산하고 압달라 함독 총리를 비롯한 과도정부 각료와 주권위원회 민간인 위원들을 구금했다. 동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과도정부와 주권위원회를 해산했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부르한은 함독을 풀어주면서 복권하고 실무 관료 중심의 새로운 독립 내각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새 내각에서 군부와 야권의 권력 비율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단 군부는 쿠데타 직후 아프리카연합뿐만 아니라 미국의 압박을 받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틀 전 케냐와 나이지리아를 방문하면서 수단 군부를 비난했다. 수단에서는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계속됐고 쿠데타 이후 약 40명이 군부의 유혈 진압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