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956억 안 낸 전두환... 檢 "집행 가능성 법리검토 중"

법조계 "집행절차 일단락될 가능성도"

전두환씨가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받은 뒤 부축을 받으며 지난 8월 오후 광주 동구 광주법원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한 가운데, 아직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이 9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전씨가 사망함에 따라 9년여 간 이어진 추징금 환수 절차는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범죄수익환수부(유진승 부장검사)는 이날 기준으로 검찰이 환수한 전씨의 재산이 1249억원이라고 밝혔다. 전체 추징금 2205억원의 57% 가량이다. 전씨가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은 약 956억원이다.

전씨는 지난 1997년 4월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 받았다. 당시 전씨는 313억여원을 낸 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고 확정된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바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미납 추징금 환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조세, 전매 기타 공과에 관한 법령에 의해 재판한 벌금 또는 추징은 상속재산에 대해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전씨의 미납 추징금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 재산형 등에 관한 검찰 집행사무규칙 제25조에 따라서도 당사자가 사망할 경우 ‘집행불능’이 된다. 하지만 검찰은 제삼자 명의로 해둔 재산에 대해 추가 집행이 가능한지 살펴보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검찰 관계자는 “미납 추징금 집행 가능성에 대해 법리검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올해까지 집행한 미납 추징금은 14억원이다. 지난 7월 전씨의 장남 재국씨구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를 상대로 3억5000만원을 추징했다. 한 달 뒤에는 전씨 일가의 소유 선산과 건물(경남 합천군 율곡면 소재)을 공매에 넘겼고, 이는 10억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e-mail]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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