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유족측 "휴전선 가까운 곳에 안장"[전두환 前대통령 사망]

국가장·국립묘지 안장 사실상 불가

국가보훈처는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훈처는 이날 "국립묘지법 제5조4항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1항 제2호 등에 해당하는 죄로 실형을 받은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족들은 휴전선 부근에 안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조카인 이용택 전 국회의원은 이날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앞에서 이씨 등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전 전 대통령이) 생전에 국립묘지에는 안 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옛날에 나한테도 고향 선영으로 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런데 오늘은 (유족 측에서) 고향에도 안 가고 화장을 해서 휴전선 가까운 쪽에 안장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상 국가장 진행 여부는 대통령이 최종 결정권한을 갖고 있지만 5·18 사태 등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물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 내란죄로 복역해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와 정부가 분명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측은 "전두환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과오뿐 아니라 추징금 납부 문제 등 이후의 태도도 노태우씨와는 확연히 달랐다"고 말한 바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그분(전두환)은 사건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다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역사 화해를 위한 용서를 빌거나 과오를 시인하는 것들이 없었다"며 국가장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5년 11월 타계한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올 10월 타계한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장으로, 최규하·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진행됐다. 이승만·윤보선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국민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렀다.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장으로 장례된 사람은 국립서울현충원 및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가 된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형법 제87조에서 90조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은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은 법률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