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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없이… 전두환 前대통령 떠나다[전두환 前대통령 사망]

향년 90세…靑 "조화·조문 없어"

사과 없이… 전두환 前대통령 떠나다[전두환 前대통령 사망]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전 전 대통령 생전 모습. 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90)이 23일 사망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온 전 전 대통령은 최근 병세가 악화돼 이날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진 후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1931년 1월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전 전 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를 11기로 졸업,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만들어 세를 키웠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12·12 군사반란과 5·17 내란을 주도하면서 신군부의 상징이 된 전 전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유혈진압했다. 이후 간접선거를 통해 대한민국 제11·12대 대통령에 취임,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재임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광주 유혈진압에 사과하지 않은 것은 물론, 세금 체납과 추징금 미납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은 이날에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책임론에 대해 반박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가진 브리핑 도중 '고인이 사망 전 5·18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는가'라는 질문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맞받아쳤다. 민 전 비서관은 "죄를 물으려면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물으라고 돼있다"며 "그냥 막연하게 사죄하라는 것은 마치 옛날 원님 재판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면서도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