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해수전해장치 성능·안전성 향상 기술개발
산성화 기반의 바닷물 전기분해 수소 생산장치에 양극성 막을 사용한 결과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분산형태의 무기침전물이 억제돼 투명한 상태의 바닷물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지형 박사팀이 바닷물을 정화하지 않고도 바로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4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은 바닷물을 산성화하면서 침전물을 완전히 억제하고 장치표면에 달라붙는 침전물을 줄여줘 시설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한지형 박사는 "양극에 씌우는 격막과 바닷물의 조합은 전기화학 연구에서 최초의 사례이며, 해수 산성화라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전해장치에 물이 산소와 수소로 분해되는 해리반응이 일어나는 양극성막(BPM)을 격막으로 사용했다. 이렇게 해서 추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 바닷물을 산성화시켜 무기 침전물을 제어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음이온 교환막(AEM)과 양극성막(BPM)을 수전해장치에 적용해 100시간 동안 실험했다. 그결과 AEM을 격막으로 사용할 경우 전극이 부식하면서 저항증가로 산화전위가 1.9V까지 증가했다. 반면, BPM 기반의 해수전해는 500mV정도 낮은 산화전위가 측정됐다.
기존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음이온교환막을 사용할 경우 바닷물이 염기성을 띄게 되면서 무기침전물이 만들어진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수전해장치에서 바닷물이 반응해 수소와 수산화이온이 만들어진다. 수산화이온은 바닷물에 포함된 마그네슘 양이온과 결합해 무기침전물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는다. 이 무기침전물이 수산화이온을 전극 표면에 잡아두는 역할을 해 바닷물의 pH 상승을 억제한다.
이와 동시에 양극성 막에서는 물 해리반응을 통해 물은 양성자와 수산화이온으로 분리되고, 환원용액에 양성자를 공급해 해수를 산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물 환원반응, 무기침전반응, 그리고 물 분해반응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해수는 산성화된다. 해수 산성화는 분산형 무기침전물 형성을 완전히 억제하고 환원전극 계면에 형성된 무기침전물의 두께를 최소화하며 환원전극전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직접해수전해는 바닷물을 전해액으로 사용한다. 때문에 해수담수화 및 초고순도 공정에 필요한 제반시설에 대한 제약 없이 바다가 인접한 어느 곳에서나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무기침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직접해수전해 스택 개발의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부유식 해상 풍력 플랫폼과의 연계 시스템을 통한 해양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직접해수전해의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대용량 스택 개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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