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오징어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뉴스1
올해 전 세계에 공급망 위기가 엄습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3일 내년엔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국제적 편가르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동맹국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깐부쇼어링'(Friendshoring)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다.
이는 '오징어게임으로 풀어본 2022 통상전망'이란 무협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깐부는 짝궁을 뜻한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소개됐듯이 어릴 적 구슬치기를 할 때 같은 편을 가리키던 속어다. 원자재와 핵심부품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대전이 깐부쇼어링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셈이다.
올해 한국은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의 유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요소 생산에 차질을 빚은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자 혹독한 요소수 대란을 겪었다. 주요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깐부쇼어링 가세가 불가피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미국 중심의 반중 원자재 동맹에 너무 빠른 속도로 발을 들여놓다 중국의 보복을 부를 수도 있으니 문제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왕도는 아직 안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깐부쇼어링이나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 못잖게 중요한 게 핵심 소재의 국산화다. 근래 주요 선진국들이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뜻하는 리쇼어링(Reshoring)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건설을 확정한 건 미국 입장에선 큰 결실이다.
반면 문재인정부 들어 규제 위주의 친노조-반기업 정책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이 걱정스럽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 즉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촉진해 일자리 부족이나 부품난을 초래할 게 뻔해서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