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시내에서 지난 11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증권사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8월 한때 2만6000여명을 기록했던 일본의 코로나 일일 신규환자는 지난 22일 50명까지 떨어졌다. 사진=AP뉴시스
코로나19의 기원은 미스터리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사는 포유류 천산갑의 중간숙주설부터 실험실 방출설까지 다양하다.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옥신각신한다. 백신과 치료제까지 개발됐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다.
일본에서 코로나 미스터리가 추가됐다. 확진자가 급감한 원인이 모호해서다. 도쿄올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8월 20일 일본의 하루 확진자는 2만5992명이었다. 사상 최고다. 이달부터 위드코로나가 시행 중임에도 지난 22일엔 올해 최저인 50명까지 떨어졌다. 23일 113명으로 조금 늘긴 했지만 24일엔 다시 77명으로 줄었다. 사망자 역시 0명을 기록할 때가 많다.
분석은 다양하다.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는 델타바이러스 자멸설을 꼽았다. 델타변이가 일본 내에서 급격히 확산하면서 변이 바이러스 내 오류가 일어나 사멸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검사 건수 축소설도 있다. 건수가 줄면 자연 확진자도 준다. 구충제 박멸설도 나왔다. 아이버맥틴이라는 구충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가짜뉴스다.
백신 효과라는 분석이 그나마 근거가 있어 보인다. 일본의 1차 접종률은 79%에 육박하고, 2차 접종률도 77% 정도다. 델타변이에 효과가 좋은 화이자·모더나 제품을 대부분 맞았다. 지난 여름 고령층은 접종률을 높였다. 20~30대 젊은층은 광범위한 무증상 감염으로 면역력을 얻었다. 이런 전제 아래 집단면역 효과를 11월에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본의 확진자 급감은 'K방역'의 치명적 오류를 보여주는 사례"(이덕희 경북대 의대 교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일본 미스터리는 젊은이들의 자연감염을 막지 않은 방역정책 효과라는 것이다.
그래도 의문은 남는다. 일본과 1, 2차 접종률에서 별 차이가 없는 우리나라는 연일 확진자 신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지만, 일본은 참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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