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내에서 불고 있는 중국 비호감도 상승은 중국이 갑자기 부상하면서 어쩔 수 없는 현상
- 그러나 천안함 폭침과 사드 등에서 보여준 중국의 태도는 부적절
25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중국공산당 100년과 시진핑 정부 : 평가와 전망’ 특강에서 조영남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오른쪽)가 대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정치의 권위자인 조영남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25일 “한중 관계가 냉랭한 것은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도 “노력하면 (냉랭한 상황을)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날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중국공산당 100년과 시진핑 정부 : 평가와 전망’ 특강에서 한국 국민의 반중국 정서에 대해 이 같이 분석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중국이 단기간에 부상했다는 점에서 우선 원인을 찾았다. 이웃과 국경을 맞대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한 국가 갑자기 떠오르면 주변 국가들이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시진핑 집권 아래에 있는 현재 한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비호감 정도는 후진타오 시절보다 40% 상승한 70%에 달한다.
조 교수는 “그 당시는 지금 중국 국내총생산(GDP) 10분의 1정도에 불과했다”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노력도 부족했다고 조 교수는 꼬집었다. 천안함 폭침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이 보여준 태도(친북 성향이나 고압적인 자세)는 군사독재 통치를 겪고 민주화를 이뤄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국 정서로는 받아들이지 쉽지 않다는 게 조 교수의 판단이다.
중국공산당이 자국에서 80~90%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당 체제가 붕괴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런 지지율은 세뇌에 가까운 교육과 국민의 의견을 대변할 다른 정당이 없기 때문이지 실제 호응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집권 이후 국제사회의 호감도가 국민 지지도와 반대로 흘러가는 점을 예로 들었다.
조 교수가 국민 평가에 대한 의제를 꺼낸 것은 중국공산당 100년을 논하면서 이 부분을 빼놓을 수 없어서다. 중국공산당 지배는 이념이 아니라 ‘힘’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조 교수는 시진핑 후 권력 강화는 개인 욕심과 야망이 있었지만 당의 권력 강화도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최고 권력 기관인 중앙정치국에서 합의를 하지 않으면 추진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시진핑 권력 강화가 이러한 것들이라는 취지다.
조 교수는 “마오쩌둥 같으면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등 과정을 거치면서 엘리트의 합의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어느 순간 잡음이 나온 것은 개인 욕심이 좀 심한 것으로, 모든 것이 엘리트 합의는 아니라고 전제했다.
그는 현재 중국공산당의 통치 체제는 공산당 전면 영도와 의법치국 강화의 ‘동행’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시진핑 정부의 오판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공산당 권력 강화는 즉 시진핑의 권력 강화이며 이는 개인 독재로 이어져 정치적 혼란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마오쩌둥 일인 지배와 시진핑 체제의 다른 점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이 마오쩌둥의 개인 독재 나타낸다면 시진핑은 권력 집중과 정치 제도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조 교수는 밝혔다.
조 교수는 중국공산당 40년 만의 역사결의에 대해선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 권력 연임 정당화”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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