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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에 쏠린 눈… ‘윤석열 열차’ 보냈더니 ‘이재명 원팀’ 합류설까지

尹 선대위 ‘개문발차’에도 거취 주목
이재명·양정철 회동 ‘음모론’도 등장
킹메이커 이력 더할 지 정치권 관심

김종인에 쏠린 눈… ‘윤석열 열차’ 보냈더니 ‘이재명 원팀’ 합류설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 세번째)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의 존재감이 연일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이 막판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그의 선대위 합류 여부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면서다.

25일 '개문발차'한 윤석열 선대위 열차에 일단 몸을 싣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가 정치판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큰 만큼 앞으로 어떤 식으로라든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대위 '개문발차'..金 "오늘로써 끝"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전날 윤 후보와의 만찬회동에서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더라도 밖에서 돕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측이 '조건없는 합류 선언이 없으면 끝'이라는 최후통첩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 됐다"며 "자꾸 말을 만들면 서로 괜히 기분만 나빠진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전날 회동에서) 내 입장을 얘기했고, 내가 더 이상 물러나지 않으니까 알아서 해결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며 "밖에서 (윤 후보를) 돕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단 윤 후보는 이날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주요 인선을 최고위원회에 올려 의결했다. 윤 후보는 논란을 의식한듯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1초를 아껴가면서 우리가 뛰어야 될 그런 상황"이라며 "김종인 박사님과 관련된 얘기는 제가 더 말씀을 안드리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거절"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이날 정치권에선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김종인 전 위원장-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간 회동을 주선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가 모두 '김종인의 입'에 주목하면서 일종의 '음모론'까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도 윤 후보 측 관계자나 국민의힘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조만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막판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文도 朴도 거듭 요청해 수락

지금까지 정치권이 김 전 위원장의 결단을 기다렸던 적은 사실 한 두번이 아니다.

김 전 위원장은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매번 삼고초려하는 자세를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수차례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지원을 거듭 부탁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에 오를 때도 "관심 없다"며 심재철 당시 당대표 권한대행과 회동이 불발됐다가 이후 다시 요청을 수락했다.

1981년 정계에 입문한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원로이면서 반(半)현역인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여야를 오가며 비례대표로만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역대 대통령들과의 인연도 다채롭다. 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생시킨 '킹메이커'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그에 앞서 전두환·노태우·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김 전 위원장에게 경제정책관련 자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무후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기에 그가 '윤석열 선대위'에서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향후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