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일상회복 후퇴 없다"
변이 가볍게 보면 큰일
정부의 방역종합대책 발표 날인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존의 델타 바이러스보다 500%까지 감염력이 높다고 알려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 차단에 초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은 기존의 델타와 베타 변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지난달 아프리카 중남부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은 이달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인됐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 프랑스 등 15개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됐다. 우리는 남아공과 보츠와나 등 8개국에 대한 최소한의 여행제한 조치를 취했다. 아프리카 각국의 방역 체계는 매우 취약하며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백신 접종률은 약 10%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 상황은 오미크론 상륙 여부와 무관하게 위중하다. 29일은 휴일 다음날인데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 수 3309명, 위중증 환자는 629명을 각각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3580명으로 국내 누적 치명률은 0.81%로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 문제도 현실화하고 있다. 전국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6.9%이고, 수도권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86.7%,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가동률은 93.1%를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면서,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차 접종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사적모임 인원 축소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 대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대에 무게를 뒀다. 방역패스에 유효기간을 둬서 추가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마스크 쓰기, 주기적 환기, 적극적인 진단검사와 더불어 추가접종을 독려했다. 또 청소년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의료체계 안정을 위해 재택치료를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지 4주가 지난 가운데 고용과 소비 등에서 국민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위드코로나의 후퇴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의 발표를 보면 국민 스스로 감염에 주의하고, 추가접종을 하고, 감염되면 집에서 치료하는 등 국민 스스로 방역 방식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국내 상륙과 그로 말미암은 제5차 대유행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일본과 이스라엘은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발빠른 국경봉쇄를 단행했고, 미국 뉴욕주는 12월 3일부터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가하게 백신패스 타령만 하는 우리 정부의 속수무책이 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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