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호주 퀸즐랜드의 퍼시픽호텔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여성이 객실에 불을 질러 호텔이 화염에 휩싸이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아무리 자가격리가 힘들어도, 격리시설에 불을 지를 수 있을까. 호주에서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라 격리됐던 여성이 탈출하기 위해 격리시설에 불을 지르는 일이 발생했다.
3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달 28일(현지시각) 호주 퀸즐랜드주 케언스의 퍼시픽 호텔에서 격리 중이던 테시 앤 메리포(31)를 방화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호텔 최상층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메리포는 이날 오전 7시쯤 침대 아래 불을 붙였다. 당시 방 안에는 10세, 11세의 두 자녀도 함께였다고 한다. 불은 11층 건물에 삽시간에 번지며 16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번 화재로 객실 2개가 소실되고, 일부 다른 객실도 피해가 발생했다. 당국은 호텔에 머물던 160여명의 격리자들을 대체 격리시설로 이동시켰다.
메리포는 코로나 집중 발생지역으로 꼽히는 빅토리아주에서 퀸즐랜드주로 이동했다가 주 방역 수칙에 따라 의무 격리됐다. 그는 앞서 의무 격리 기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호텔을 떠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저지하는 호텔측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객실 문이 파손됐다고 트로픽나우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과 여성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이것이 불행의 씨앗이 됐다”고 밝혔다.
퀸즐랜드주는 지난달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주 경계를 개방했다. 방문객들은 격리시설에 14일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특히 자가가 아닌 정부 지정 호텔에 머무는 이들은 체류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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