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신규고용 반토막 났지만
인플레이션 고삐 놓칠라 촉각
임금상승이 물가 자극 주요인
"수요둔화 리스크는 거의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7일(현지시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9~10일 110여개 국가들과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연이어 화상으로 연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지난 3일 브리핑을 갖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신규 고용률이 11월에 급락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긴축 속도를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의회 증언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4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미국의 고용동향이 기대치에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열리는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더 높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노동부는 11월 신규 고용이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적은 21만명에 그쳤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는 상향 조정된 10월 신규고용 규모 54만6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시장 예상은 나오지 않았다. 이는 약 60만명이 경제활동에 새로 참가했고 실업률은 4.6%에서 4.2%로 더 떨어져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 덕분이다. 연준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28%포인트 내린 0.591%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미 연준 고위 관계자가 경고했다.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부족을 악화시켜 물가 상승세를 더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악성 돌연변이로 판명나면 공급망 문제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스터는 또 오미크론이 델타변이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판명나면 팬데믹 기간 일자리를 잃었거나 직장을 관 둔 사람들이 계속해서 집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들이 노동력에 재편입되는 것을 꺼리도록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아직도 바로 이같은 바이러스 공포"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10월 물가 상승률은 30년만에 가장 가파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미국의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린 주된 배경이다.
메스터 총재 발언은 오미크론 팬데믹 우려로 연준이 통화정책 긴축 전환 속도를 늦추기보다 물가 상승 고삐를 놓칠지 모른다는 우려로 긴축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내년 FOMC에서 표결권을 갖는 메스터 총재는 공급 차질과 달리 오미크론으로 인해 미국의 수요가 둔화될 위험은 낮다고 일축했다.
오미크론이 치명적이지 않거나 백신을 우회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수요 둔화 위험은 거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메스터는 "미 경제는 이들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이전보다) 더 잘 다룬다"면서 "수요 측면 충격은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공급 측 충격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공급은 바이러스로 더 밀접히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스터는 파월 의장이 시사한 테이퍼링 속도내기를 지지했다.
내년에 연준이 신속히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가능토록 '보험'을 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매리 데일리 총재도 테이퍼링 속도를 높여 채권 매입 축소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찬성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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