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6월 11일 중국 광둥성 잔장항에서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해군 기지 건설을 위해 출발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함선에 수병들이 도열한 모습.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7년부터 해외에 군사 기지를 건설해 온 중국이 이번에는 대서양 연안에 새 기지를 세울 전망이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서해안뿐만 아니라 동해안 건너편에도 군사 기지를 갖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적도 기니는 아프리카 서해안에 접한 대서양 연안 국가로 카메룬과 가봉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적도 기니는 1968년 스페인에게서 독립했으며 인구가 약 140만명 수준이다.
관계자는 정보기관의 기밀문서에서 중국의 새 기지 건설 계획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중국 함선들이 새 기지에서 재장전과 수리가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중국이 기지 건설 장소로 점찍은 곳은 적도 기니의 바타로 알려졌다. 바타는 기니만에 있는 항구도시로 심해항인 동시에 군사시설이 들어가기 적합하며, 고속도로를 통해 가봉 등 중앙아프리카 내륙 곳곳을 연결되는 교통의 요충지다.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계획으로 사회기반시설을 지어가며 인도양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섭했던 중국은 지난 2017년에 아프리카 동부 해안의 지부티에 첫 해외 기지를 건설했다. 미 정보기관은 중국이 2019년부터 적도 기니 정부와 접촉했다고 파악했다.
중국이 바타에 새 기지를 세워 대서양에 진출한다면 중국 해군이 미국의 양쪽 해안에서 도발할 수 있게 된다. WSJ는 미 정부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고위급 관리를 파견해 현지 정부를 말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0월 존 파이너 국가안보보좌관을 적도기니에 파견해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적도기니는 테오도로 오비아 응게마 음마소고 대통령과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테오도린 응게마 망게 부통령이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이들 부자는 친중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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